
항체약물접합체(ADC) 파드셉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함께 쓰는 요로상피암 치료법이 건강보험 급여권에 들어온다. 기존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보다 전체생존기간을 두 배가량 연장한 치료법으로, 서로 다른 제약사가 공급하는 신약을 하나의 병용요법으로 묶어 건강보험을 적용한 첫 사례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10월 1일부터 파드셉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의 1차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고 30일 밝혔다.
요로상피암은 방광·요관·신우 등 요로에 발생하는 암이다.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으로 진행되면 전신치료가 필요해 1차 치료 선택이 중요하다.
파드셉은 암세포의 특정 표적에 결합해 세포 안으로 항암 성분을 전달하는 항체약물접합체다. 키트루다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면역관문억제제다. 서로 다른 작용기전을 가진 두 약제를 병용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식이다.
3상 임상시험 EV-302에서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은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보다 무진행생존기간과 전체생존기간을 유의하게 연장했다. 장기 추적 결과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병용요법군 약 34개월로 항암화학요법군 약 16개월의 두 배 수준이었다.
키트루다는 1차 치료에 실패한 요로상피암 환자의 2차 치료부터 급여가 적용됐다. 이번 건강보험 적용으로 그동안 약제비 부담으로 치료 시작이나 지속에 어려움을 겪었던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인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단순히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하나 추가된 것이 아니라 진행성 요로상피암의 1차 치료 패러다임을 바꾼 치료”라며 “효과가 있음에도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지속하지 못했던 환자들이 있었던 만큼 이번 급여 적용은 효과적인 치료를 시작하고 이어갈 기회를 넓힌다”고 설명했다.
서로 다른 제약사가 공급하는 신약을 하나의 병용요법으로 묶어 건강보험을 적용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파드셉은 한국아스텔라스제약, 키트루다는 한국MSD가 각각 공급한다. 복지부는 두 제약사와 각각 협상을 진행해 병용요법의 급여 적용에 합의했다. 향후 서로 다른 신약 간 병용요법의 보험 적용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고가의 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망설이거나 포기했던 희귀·중증질환 환자와 가족들의 부담이 줄어들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희귀·중증질환 치료제에 대한 보장성을 강화해 환자들이 필요한 치료를 적기에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혁 기자 fak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