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W 2026] AI가 화면 밖으로 나왔다…서울 8곳서 펼쳐지는 '미래도시'

스마트라이프위크 2026 포스터
스마트라이프위크 2026 포스터

“인공지능(AI)이 더 똑똑해지면 도시와 시민의 삶은 무엇이 달라지는가.”

AI가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사람 곁에서 움직이고 도시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시작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도로를 달린다. AI는 한강의 수질을 분석하고 방대한 행정문서를 읽고 시민의 질문에 답한다.

이런 변화를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행사가 열린다. AI가 디지털 공간을 벗어나 현실 세계와 결합하는 '피지컬 AI' 시대의 도시 모습을 서울에서 미리 만나볼 수 있다.

서울시는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스마트라이프위크(SLW) 2026'를 개최한다. 올해로 3회째인 SLW는 'AI로 그리는 미래도시의 일상(Designing Life with AI)'을 주제로 AI·로봇·모빌리티·스마트 헬스케어 등 첨단기술이 도시와 시민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선보인다.

지난해 SLW가 'AI와 함께하는 하루'를 통해 AI가 적용된 미래의 일상을 보여줬다면 올해는 한 단계 더 나아간다. AI가 현실 공간에서 사람과 상호작용하고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전면에 내세웠다. '보는 스마트도시'에서 시민이 직접 보고 만지고 경험하는 'AI 도시'로의 전환이 핵심이다.

행사 규모도 역대 최대다. 전시 공간을 지난해보다 46% 늘려 코엑스 1층 A·B홀 전관을 사용한다. 국내외 약 500개 도시·기업이 참여하고 7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330개 기업이 전시에 참여했고 관람객 6만605명을 기록했다.

◇세종대로부터 한강까지…서울 8곳이 'AI 도시'로 변신

올해 행사의 핵심은 3500㎡ 규모의 'SLW 쇼룸'이다. 서울의 실제 공간을 미래도시의 무대로 삼아 거대한 AI 실험장처럼 구현한다. 세종대로와 양재·수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북촌한옥마을, 서울역, 서울도서관, 한강, 광화문 등 서울의 대표 공간 8곳을 미래도시의 무대로 재구성했다. 피지컬 AI부터 모빌리티, 돌봄, 교육, 안전, 행정까지 AI가 도시 곳곳에 들어온 모습을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100년 뒤 서울과 만난다. 세종대로를 구현한 'AI 게이트'에서는 이이남 스튜디오와 구글 제미나이가 협업한 미디어아트 'Seoul 2126: The Landscape Express'가 관람객을 맞는다. 겸재 정선의 전통 산수화와 서울의 대표 명소를 AI로 재해석한다. 잠실과 DDP, 63빌딩, 여의도, 서울역 광장, 국회의사당, 한강, 광화문 등 서울의 명소 10곳이 2126년 미래 서울의 풍경으로 재탄생한다.

양재·수서 공간에는 올해 SLW가 주목하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기술이 집중 배치된다. 현대자동차그룹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목업을 비롯해 아이엘로보틱스의 키 173㎝ 휴머노이드 'H2', 사족보행 로봇 등이 등장한다.

북촌한옥마을을 테마로 한 공간에서는 AI 홈리빙과 돌봄 기술을 선보인다. 얼굴과 신체 정보를 분석해 개인에게 맞는 음악을 만들고 직접 연주하는 인터랙티브 AI 피아노부터 고령자의 건강 이상 징후를 예측하는 웨어러블, 시니어 케어 로봇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역에서는 미래 교통 비전이 펼쳐진다. 레벨4 자율주행차부터 자율주행택시를 비롯해 도심항공교통(UAM) 기체, 버티포트 모형 등이 전시된다. 관람객이 직접 조종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도 마련된다.

올해 전시에서 눈여겨볼 또 하나의 변화는 AI가 도시 문제 해결의 도구로 구체화됐다는 점이다. 한강 존에서는 안전과 기후·환경 문제에 AI를 접목한다. AI 수질분석 솔루션과 라이다 센서를 비롯해 실시간 도시데이터, 스마트서울뷰 등 서울시가 실제 추진하는 데이터·AI 정책을 함께 선보인다. 인파와 위험 상황을 감지하고 수질 등 도시환경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기술을 통해 위험을 먼저 발견하고 대응하는 모습을 제시한다.

광화문 존에서는 AI 행정을 보여준다. 생성형 AI와 제미나이를 활용해 대규모 문서를 요약하거나 검색증강생성(RAG) 기술로 민원과 공공서비스 관련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다. 시민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챗봇 수준을 넘어 AI가 공무원의 업무와 도시 행정 과정에 직접 결합하는 미래를 보여준다.

◇도쿄·베이징이 서울에… '글로벌 전시'에서 '도시 간 플랫폼'으로

쇼룸 밖에서도 로봇을 대거 만날 수 있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서울AI로봇쇼'는 올해 3034㎡ 규모로 확대된다.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 자율주행 로봇 등을 비롯해 산업현장과 일상생활, 재난안전 분야의 다양한 로봇 기술을 선보인다. 로봇 공연과 스포츠, 시민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해 로봇이 연구실과 공장을 벗어나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구현한다.

서울을 넘어 세계 도시의 미래 모습도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다. 올해 처음 도쿄관과 베이징관을 신설한다. 서울·도쿄·베이징 등 동북아 주요 도시가 추진하는 스마트도시 정책과 혁신기술을 공유해 SLW를 도시 간 기술·정책 교류 플랫폼으로 확대한다. 글로벌존과 국내혁신존에는 해외 도시와 국내외 기업·기관의 기술과 정책 사례가 전시된다.

전시장 한편에는 서울 스마트도시상과 SLW 시민혁신상 수상작을 소개하는 어워드관도 들어선다. 지난해 우수 도시와 기업의 정책·솔루션을 단순히 시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전시장으로 가져와 다른 도시와 기업이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에서 보여주는 피지컬 AI의 미래는 개막식 무대로도 이어진다. 세계적인 로봇공학자이자 보스턴다이내믹스 창립자인 마크 레이버트 로봇앤AI연구소 소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사람 중심 도시를 위한 피지컬 AI: 로봇과 함께하는 일상의 미래'를 주제로 인지능력과 신체능력을 결합한 차세대 로봇의 발전 현황과 사람이 로봇과 함께 살아갈 도시의 미래를 제시한다.

올해 SLW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전시와 비즈니스의 연결이다. 471㎡ 규모 밋업존을 마련하고 기업의 기술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도시 관계자에게 직접 소개하는 'PYC(Present for Your City)'와 투자설명회(IR)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내 AI·로봇 기업이 해외 도시 관계자에게 기술을 직접 소개하고 국내외 바이어·투자자와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 국내 기업의 해외 판로와 투자 유치까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시민 참여도 강화한다. 현장 시민과 국내외 바이어 평가단, 시민기자의 투표로 전시 기업 가운데 우수 제품·서비스 10여 개를 선정해 'SLW 시민혁신상'을 수여한다. 기술 전문가만 평가하는 행사가 아니라 시민이 직접 써보고 선택하는 구조다.

서울시는 올해 SLW를 통해 AI와 로봇이 사람의 삶 속으로 들어오는 미래를 보여주는 동시에, 서울이 축적해 온 도시 정책과 기술을 세계와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정영준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미래 도시의 경쟁력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 도시와 시민의 삶을 얼마나 변화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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