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새 2.9배 급증…고병원성 AI 유입 차단 '비상'

주요 철새도래지 오리과 조류 189.7% 증가
해외 야생조류 AI 검출 1432→2957건
정부 예찰지점 112곳 확대…집중 감시
검출 땐 반경 10㎞·21일간 출입 통제
작년 12월 25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경기도 평택시 산란계 농장 출입이 26일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작년 12월 25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경기도 평택시 산란계 농장 출입이 26일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겨울철새의 국내 남하가 시작되면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주요 철새도래지의 오리과 조류가 지난해보다 2.9배로 늘어난 데다 해외 야생조류의 고병원성 AI 검출도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정부가 예찰·방역망을 강화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겨울철새의 국내 도래와 해외 고병원성 AI 확산에 대응해 국내 유입·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적 방역 대응을 강화한다고 6일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10곳을 조사한 결과 총 73종, 5만7036마리의 물새류가 관찰됐다. 일부 겨울철새가 이미 국내에 도래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해와 비교할 수 있는 한강하구·시화호·삽교호 3곳의 물새류는 1만5606마리에서 2만3893마리로 53.1% 증가했다. 고병원성 AI에 민감한 오리과 조류는 같은 기간 6448마리에서 1만8678마리로 189.7% 늘어 약 2.9배가 됐다. 시화호의 오리과 조류는 4226마리에서 1만4180마리로 235.5% 급증했다.

해외 상황도 심상치 않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 따르면 해외 야생조류의 고병원성 AI 검출 건수는 지난해 1~8월 1432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2957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철새 이동을 통한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노출 위험이 커진 셈이다.

정부는 철새 예찰망을 확대한다. 기후부는 지난달부터 겨울철새 초기 기착지와 고병원성 AI 검출 위험이 높은 22개 지점을 집중 감시하고 있다. 전체 예찰지점도 기존 102곳에서 112곳으로 늘려 분변 채취와 폐사체 수색 등을 강화한다.

몽골·일본 등과의 국제협력도 병행한다. 위치추적기를 활용해 철새 이동경로와 행동 특성을 분석하고 국내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의 유전형을 분석해 유입·확산 양상과 위험성을 예측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철새 정보 알림 시스템'을 통해 전국 축산농가에 고병원성 AI 위험경보를 발령했다. 소독차량과 드론을 활용해 철새도래지 주변 도로와 농장 진입로를 소독하고 축산차량 출입통제 구간 280곳도 지정·관리하고 있다.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확인되면 검출 지점 반경 10㎞를 '예찰지역'으로 설정한다. 이후 21일간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인근 가금농가에 대한 검사와 집중 소독을 실시한다.

이채은 기후부 자연보전국장은 “아직 겨울철새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전이지만 오리과 조류가 크게 증가하고 있고, 해외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검출이 늘고 있어 올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선제적인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야생조류 조류인플루엔자(AI) 국민 대응수칙. 자료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야생조류 조류인플루엔자(AI) 국민 대응수칙. 자료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야생동물 농장 내 유입 방지 강화 방안. 자료 출처 : 농림축산식품부
야생동물 농장 내 유입 방지 강화 방안. 자료 출처 : 농림축산식품부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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