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지식증명(ZKP) 전문기업 지크립토가 미국 노터데임대학교와 금융·디지털자산 분야에서 안전하게 인공지능(AI)을 활용하기 위한 보안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
지크립토는 중소벤처기업부 '2026년도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 글로벌협력형 R&D' 연구과제에 선정돼 지난달 7일 협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향후 3년간 정부지원연구개발비 15억원을 지원받는다.
이번 과제는 '금융·디지털자산 산업 적용을 위한 Confidential GPU·TEE·ZKP 기반 Trusted AI Execution Platform 개발'이다. 지크립토가 주관연구개발기관을 맡고 미국 노터데임대 정태호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에 참여한다.
핵심은 금융회사가 민감한 고객정보와 AI 모델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으면서 AI를 활용하고, AI가 승인된 데이터와 절차에 따라 작동했는지 사후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AI 작동 전에는 데이터 사용 권한과 실행환경의 보안 상태를 점검하고, 작동 후에는 결과와 기록의 위·변조 여부를 확인한다. 관련 증빙은 금융회사의 내부감사와 보안 점검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이를 위해 기밀 컴퓨팅과 신뢰실행환경(TEE), Confidential GPU, ZKP 기술을 결합한다. TEE는 하드웨어로 격리된 공간에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Confidential GPU는 AI가 데이터를 연산하는 과정에서도 데이터와 모델을 보호한다. ZKP를 이용하면 민감한 원문을 공개하지 않고도 승인된 모델과 데이터를 사용했는지, 실행 결과와 감사 기록이 변경되지 않았는지 검증할 수 있다.
실증은 금융기관 자체 전산시설에 구축하는 온프레미스 환경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이상거래 탐지와 지급능력·부채 정합성 검증, 내부 정책에 따른 AI 판단 등이 대상이다. AI 판단 자체의 정확성보다는 승인된 절차에 따라 처리됐는지와 결과·기록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지크립토는 플랫폼 설계와 보안·검증 기능 통합, 금융 분야 실증과 사업화를 맡는다. 노터데임대 연구팀은 서로 다른 TEE를 연결하는 시험환경을 구축하고 실행환경의 보안 상태를 원격으로 확인하는 기술과 성능·보안 평가를 공동 연구한다.
향후 가상자산거래소와 스테이블코인 운용사, 토큰증권 플랫폼 등 디지털자산 사업자를 주요 시장으로 공략한 뒤 은행과 증권사 등 전통 금융회사로 공급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현옥 지크립토 대표는 “금융기관이 AI를 업무에 활용하려면 민감정보 보호와 함께 승인된 모델과 데이터로 실행됐다는 근거를 남길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과제로 AI 실행 통제부터 검증과 감사 대응까지 연결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정태호 미국 노터데임대학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 연구그룹(ND-DSP)이 수년간 추구해 온 목표, 즉 프라이버시 보호와 검증 가능성을 이론적으로 증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규모 환경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노력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