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중소기업, AI 전환 협력 확대…기술·생산 노하우 결합 모색

제2차 한·일 중소기업 경제포럼 서울서 개최…AX·DX 협력모델 논의
양국 중소기업계 셔틀교류 정례화…공급망·업종별 협력 확대

한국과 일본 중소기업계가 인공지능(AI)과 글로벌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 복원을 계기로 재개된 민간 경제교류를 AI·바이오 등 첨단산업으로 확대하고, 기술력과 제조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 공동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력난 등 공통 과제 해결을 위한 AI 전환(AX) 협력도 본격화한다.

14일 한국과 일본 중소기업 대표단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제2차 한·일 중소기업 경제포럼'을 계기로 AI 전환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협력은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경색됐던 양국 중소기업계 교류가 2023년 정상 간 셔틀외교 복원을 계기로 재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첫 경제포럼을 개최한 데 이어 올해 서울에서 두 번째 회의를 열며 민간 차원의 셔틀교류를 정례화하고 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과거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로 양국 교류가 중단됐던 아픈 기억이 있지만, 2023년 셔틀외교 복원 이후 중소기업계도 민간 교류를 재개했다”며 “올해는 한·일 중소기업 간 공급망 협력과 AI 대응을 핵심 의제로 삼았다”고 밝혔다.

특히 양국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와 인력 부족이라는 공통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생산성 향상, 제조업 경쟁력 강화가 주요 협력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양국 정부도 AI와 바이오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협력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현재 세계 경제는 AI라는 거대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과 일본 중소기업이 서로의 강점을 살려 바이오와 AI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한다면 미래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를 통해 강화된 정부 간 협력이 중소기업 현장의 실질적인 경제교류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일본 중소기업계 역시 공급망 안정과 민간 협력 확대에 무게를 실었다. 모리 히로시 일본 전국중소기업단체중앙회장은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양국 중소기업이 직면한 경영환경도 한층 어려워지고 있다”며 “양국 중소기업이 서로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고 강점을 활용한다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산업 협력 방안도 논의됐다. 홍진헌 LG CNS 상무는 중소기업 AX 추진 사례를 바탕으로 대기업의 AI 기술과 중소기업의 제조 현장 경험을 결합하는 상생 협력모델을 제안했다. 사에키 노리히코 일본 중소기업청 과장은 일본의 AX·디지털화 정책과 함께 인수합병(M&A), 사업승계, 가격전가 대책 등을 소개했다.

심재윤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은 양국 중소기업의 강점을 활용한 글로벌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후세 히라쿠 후지필터코리아 부사장은 일본의 품질관리 역량과 한국의 생산성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합작회사 사례를 공유했다.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제2차 한·일 중소기업 경제포럼'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3번째부터) 노용석 중기부1차관, 모리 히로시 전국중소기업단체중앙회장, 김기문 중앙회장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제2차 한·일 중소기업 경제포럼'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3번째부터) 노용석 중기부1차관, 모리 히로시 전국중소기업단체중앙회장, 김기문 중앙회장

양국 중소기업계의 교류는 업종별 협력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첫 포럼 이후 레미콘과 제빵 업계를 중심으로 후속 교류가 이어졌으며, 내년에는 자동차부품 업계 간 교류도 추진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양국 중소기업이 지속적으로 만나 현장의 고민과 해법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술과 경험, 네트워크를 활용해 새로운 협력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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