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업계와 전문가 의견 수렴에 나섰다. 가상자산 거래방식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과세기준을 명확히 하고, 과세자료 제출 시스템 구축과 해외거래소 이용자와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재정경제부는 권대영 제1차관이 20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가상자산 업계 및 전문가들과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2027년 1월 1일로 예정된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현장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제도 개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두나무, 빗썸, 코인원 등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와 금융위원회, 학계·법률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권 차관은 “가상자산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거래와 서비스가 빠르게 등장하고 국경 간 거래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며 “과세제도 역시 과세의 원칙과 함께 시장 변화와 거래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세심하게 설계·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주요국이 이미 가상자산에 과세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2020년 과세제도 신설 이후 세 차례 시행이 유예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리적인 과세제도의 시행과 안착을 위한 종합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거래방식이 다양화·복잡화되는 만큼 명확한 과세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사업자가 과세자료 제출 시스템을 구축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기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해외거래소 이용자와 국내거래소 이용자 간 과세 형평성 문제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2020년 말 과세제도 입법 이후 시장과 제도적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따른 제도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스테이킹 등 거래유형별 과세기준을 명확히 하고, 손실 이월공제와 신고 편의 제고 등 제도적 보완책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권 차관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원칙은 존중돼야 하며, 그 원칙이 시장에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과세 인프라와 시장 규율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간 정보교환 여건, 거래유형별 과세기준과 신고 편의 등 준비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겠다”며 “오늘 제기된 의견을 충분히 숙고하고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