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 20주년을 맞은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지난 20년의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설립 당시 대구·경북 주력산업인 자동차·기계부품에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접목하는 것에서 출발해, 현재는 AI 기반 도시 인프라, 로보틱스, 디지털 헬스케어 등으로 연구 영역을 크게 확장했다. 가장 자부하는 것은 '상용화'다. 대경권연구본부가 특히 기술상용화율이 높은 것은 기업 기술 수요에 대응하는 연구와 미래 선행기술 연구를 병행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20년을 이끌 핵심 화두로 '피지컬 AI(Physical AI)'를 제시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피지컬 AI는 AI가 현실 세계의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해 로봇, 차량, 산업설비 등을 통해 실제 물리적 행동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피지컬 AI가 도입될 것이다. 대구·경북이 대한민국 피지컬 AI 수도로 성장하는 데 우리 본부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피지컬 AI 비전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4대 전략을 발표했는데.
▲첫째, 악천후나 야간 등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주변을 인지하는 차세대 로봇·모빌리티 인지 및 공공인프라 자율 탐지 기술이다. 둘째, 지역 제조 AX를 위한 정밀 제어 핵심 기술이다. 셋째, 농촌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을 획기적으로 해결할 파종·수확 전주기 '무인 자율농장 기술', 넷째,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헬스케어·의료용 피지컬 AI 기술' 고도화다. 이 네 가지 축을 통해 지역의 산업적 강점을 국가 차원의 융합 기술 경쟁력으로 직결시키겠다.
-기업 및 대학과의 협력 생태계는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계획인지.
▲과거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기술을 선도해 기업에 공급하는 하향식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기업과 함께 미래 기술을 발굴하는 '글로벌 공동연구 파트너'로 거듭나야 한다. 지난 10년간 약 275개 기업과 끈끈하게 협력해온 경험을 디딤돌 삼아, 향후 10년 내 300개 이상의 기업과 공동연구를 추진할 것이다. 또한 우수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기 위해 지역 대학 및 연구기관과 힘을 합쳐, 지역에 뿌리를 두면서도 세계 시장을 지향하는 '글로컬(Glocal) 연구협력 체계'를 굳건히 다지겠다.
-인구 절벽 시대, 연구조직 운영 방식에도 혁신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인구 감소로 연구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10년 전과 비교해 우리 본부의 인력 규모도 크게 늘지 않았다. 단순한 인원 증원만으로는 R&D 역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우리 본부는 구성원 다수가 소프트웨어 전문가라는 강점이 있다. AI 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적극 활용하고 구성원 간 소통과 창의적 협력을 극대화해 연구 생산성을 지금보다 3~5배 높일 계획이다. AI 시대에 맞춘 R&D 혁신을 통해 더 큰 성과를 창출해 내겠다.
-끝으로 지역 사회와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 20년간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끝까지 책임감을 보여준 연구진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앞으로의 20년은 인구 감소 시대의 새로운 사회문제를 앞장서 해결하고 글로벌 연구기관으로 도약하는 진정한 도전의 시간이 될 것이다. 대구·경북이 피지컬 AI 혁신의 심장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자체, 대학, 기업과 굳게 손잡고 전진하겠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