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따라잡힌 韓 전기차 수출경쟁력…2030년 2.2조원 잠식 우려

BYD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씨라이언 6 DM-i'
BYD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씨라이언 6 DM-i'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국산 전기차 수출경쟁력은 최근 2년 새 크게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 확대가 이어지면 2030년 한국 전기차 수출액 가운데 2조원 이상이 잠식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4일 '한국 전기차 수출 및 경쟁력 현황과 시사점'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6%에서 지난해 25.0%로 6년 만에 약 10배로 커졌다. 올해는 29%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반면, 국산 전기차 입지는 국내외에서 모두 좁아졌다. 국내 순수전기차(BEV) 시장에서 국산 비중은 같은 기간 73.7%에서 57.0%로 16.7%포인트(p) 하락했다. 세계 전기차 수출시장 점유율도 8.9%에서 4.6%로 4.3%포인트 낮아졌다. 2023년 8.1%를 기록한 뒤 2년 연속 떨어졌다. 분석 대상 전기차는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합산했다.

한경협이 유엔 무역통계(UN Comtrade)를 바탕으로 산출한 국산 전기차 현시비교우위지수(RCA)는 2023년 2.92에서 지난해 1.48로 2년 새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RCA가 1보다 크면 수출 비교우위가 있다는 의미다. 중국 RCA는 2017년 0.10에 불과했지만 2022년 1을 넘어선 뒤 지난해 1.49까지 올라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수출과 수입 가운데 어느 쪽에 특화됐는지 보여주는 무역특화지수(TSI)도 흐름이 엇갈렸다. 중국은 2017년 -0.79로 수입 특화국이었지만 2020년 수출 특화로 돌아선 뒤 지난해 0.97까지 올랐다. 한국은 2023년 0.70에서 지난해 0.50으로 내려앉았다.

내연기관차와는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한국 비전기차의 RCA는 2.47에서 2.54로, TSI는 0.63에서 0.71로 오히려 개선됐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간 수출경쟁력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 분석은 국가별 수출입 실적으로 국내 생산 수출특화도를 본 것으로, 해외 생산·판매를 포함한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평가한 것은 아니다.

한경협은 최근 2년간 중국의 전기차 점유율 상승 추세가 2030년까지 이어지면 한국 전기차 수출액 중 약 2조2000억원(16억1000만달러)이 경쟁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수출액의 14.7%다. 미국 상공회의소 보고서 분석 방식을 준용한 결과로, 추세 산정 기준연도에 따라 노출액은 14억~23억달러로 달라진다.

중국 정부 대규모 지원도 경쟁력 격차의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는 지난해 7월 보고서에서 2024년 중국 전기차·배터리 제조업 보조금 규모를 약 175억달러(약 23조원)로 추정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중국 전기차 산업은 자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미래 자동차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다”며 “국내 전기차 생산기반 확대를 위해 국내생산세액공제 등 정책 지원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중국 전기차 수출경쟁력 지표 추이. RCA는 1보다 크면 수출 비교우위, TSI는 0보다 크면 수출 특화를 뜻함 출처=한국경제인협회
한국·중국 전기차 수출경쟁력 지표 추이. RCA는 1보다 크면 수출 비교우위, TSI는 0보다 크면 수출 특화를 뜻함 출처=한국경제인협회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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