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시도 차려 입은 스프린터, 아우디 뉴 S4

턱시도 차려 입은 스프린터, 아우디 뉴 S4

때로 경계선에 위치하는 것은 모호한 성격으로 인해 ‘회색분자’, ‘기회주의자’로 비난 받기도 하지만, 훌륭한 성품을 갖추었다면 ‘중용’으로 추앙 받을 수도 있다. 현대에 와서는 특히 경계선에 위치하는 다양한 상품들이 크로스오버로 각광받고 있는데, 이들 역시 그 완성도에 의해 영광과 소멸의 길을 나누어 걷게 된다.

패밀리 세단과 스포츠카의 경계에 있는 스포츠 세단들 중에서 아우디의 S 모델들은 좀 더 중간지대에 위치한다. BMW의 M이나 메르세데스-벤츠의 AMG가 명확한 스포츠 지향 모델이라면 아우디의 ‘RS’가 이들을 맞대응 하는 한편, 다시 또 이들과 정통 패밀리 세단의 간극을 메우는 모델이 바로 ‘S’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우디의 뉴 S4는 아주 잘 만든 경계선 모델이다. 완벽한 패밀리 세단이면서 폭발적인 파워를 지녀 겁나게 빠르다.

턱시도 차려 입은 스프린터, 아우디 뉴 S4

2008년 등장한 아우디 A4는 커진 차체에 첨단 기술과 매력적인 파워트레인으로 이전 A4들과 확연히 다른 큰 인기를 얻었다. 그 A4를 베이스로 한 S4 역시 놀라운 성능을 인정 받았다. 그 A4가 지난 6월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좀 더 예리한 눈매와 선명한 외모로 성형했다.

그리고 S4 역시 같은 성형수술을 받았다. 더 커진 라디에이터 그릴은 육각형 형태로 통일시키고 세로 핀을 강조했던 그릴 안쪽도 가로 핀으로 바뀌면서 더 화려해졌다. 그릴 오른쪽 가슴에 달고 있는 S4 명찰은 유난히 시선을 자극한다. 전에도 예뻤던 헤드램프는 새로운 디자인과 LED 주간주행등으로 더 세련된 모습이다.

턱시도 차려 입은 스프린터, 아우디 뉴 S4

알루미늄 룩으로 덮은 사이드 미러와 투톤의 굵은 5-스포크 19인치 알로이 휠도 선 굵은 강인함이 S4와 잘 어울린다.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도 디자인이 살짝 바뀌었고, 4개의 배기 파이프가 S4 외관 디자인의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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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도 군데군데 더 화려한 터치가 더해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운데 패드 부분을 사다리꼴에서 원으로 바꾸고 휠의 아래를 싹둑 잘라낸 D컷 스티어링 휠이다. 손으로 잡는 부분의 근육을 강화하고 가죽을 흰색 스티치로 강조해 스포티한 느낌을 돋우었다. S4에 잘 어울리는 변화다. 기어 레버도 상단에 S4로고를 넣은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가운데를 알칸타라로 처리한 시트는 같은 모양이지만 등받이에 S4 로고가 더해져 존재감을 높였다. 두툼한 옆구리 및 허벅지 지지대 덕분에 몸을 잘 잡아주고 알칸타라 또한 시트에서 몸이 미끄러지는 것을 효과적으로 제어해 준다. 방석 앞 부분은 수동으로 확장할 수 있다.

턱시도 차려 입은 스프린터, 아우디 뉴 S4

그 외에는 다른 모델들처럼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 버튼이 한 개로 통합됐고, 에어컨 버튼들의 배열이 조정됐다. MMI 또한 오디오 온/오프 다이얼에 기능을 추가하면서 버튼 수를 줄여 심플하게 정리했다. 내비게이션은 독일 본사에서 직접 제작한 한국형 순정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었고, 오디오는 셈세한 사운드와 멋진 디자인을 선사하는 뱅앤올룹슨 시스템이 기본으로 장착되었다. 테두리를 알루미늄으로 두른 스피커가 멋지긴 하지만 아쉽게도 팝업식 스피커 같은 것은 없다.

턱시도 차려 입은 스프린터, 아우디 뉴 S4

엔진은 전과 동일한 V6 3.0리터 수퍼차저로 최고출력 333마력/5,500~7,000rpm, 최대토크 44.9kg.m/2,900~5,300rpm을 발휘하며, 7단 S-트로닉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어울린다. 덕분에 변속이 정교하고 빠르다.

0~100km/h 가속에는 5초가 걸린다. 엑셀에 빠르게 응답하면서 회전계 바늘이 치솟는다. 이처럼 빠르게 가속하려면 ESP 해제 버튼을 한 번 눌러 TCS를 끈 후 드라이브 셀렉트를 스포츠로 바꾸고, 왼발로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오른발로 엑셀을 끝까지 밟는다. 그러면 엔진 회전수가 3200rpm으로 올라가서 고정되는데 이 때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얌전한 이 세단이 폭발하듯 달려 나간다. 런치컨트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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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수는 6400rpm까지 상승한 후에 변속이 이루어지는데, 각 단에서는 50, 90, 145, 200km/h를 기록한다. 수동모드에서 기어를 내릴 때 완벽한 힐앤토를 구사해 주므로 빠르고 안정적으로 코너 진입 전 변속을 마무리 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아 감속할 때도 스스로 힐앤토를 쳐 주어 ‘붕~’하는 회전 상승 사운드와 함께 기어를 내려준다. 드라이브 셀렉트를 스포츠로 선택하면 기어도 자동으로 스포츠 모드로 전환된다.

강력한 초반 가속은 최고속 영역까지 지칠 줄 모르고 상승한다. 최고속도는 250km/h에서 제한되지만 계기판 상으로는 조금 더 높은 지점에서 가속이 제한된다. RS4가 아닌 S4임에도 고속 구간 가속력이 잘 살아 있다. 말끔한 외모와 나긋나긋한 몸놀림에서 기대하기 힘든 파워다. 물론 고속에서의 안정성도 탁월하다. 평소에 마냥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했던 하체가 고속에서는 부드러움의 한계에서 보여주는 안정감을 제공해 탁월한 하체 세팅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서스펜션과 엔진, 변속기 등의 반응을 조절할 수 있는 드라이브 셀렉트 덕분에 컴포트 모드에서는 일반 세단인 A4와 비교해도 전혀 안락함에서 차이가 없는 모습이었다가 다이나믹 모드에서는 단단한 서스펜션과 엔진과 변속기의 빠른 응답성, 예민해지는 스티어링과 스포츠 디프렌셜, 그리고 파워풀한 엔진 사운드까지 더해져서 그야말로 탁월한 안정감 속에서 달리는 즐거움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이전 모델에 비해 살짝 더 부드러워진 듯하다.

턱시도 차려 입은 스프린터, 아우디 뉴 S4

차분하게 달릴 때는 많은 부분이 일반 A4와 닮았지만 눈으로 보여지는 화려한 실내 디자인외에도 낮게 깔리는 자극적인 사운드가 S4의 존재감을 살려 준다. 고회전으로 올라가면 매력적인 사운드가 속도감을 더한다. A4나 A5를 탈 때 심심하리 만치 조용했던 것과는 너무도 확연히 구분된다.

S4에는 아우디의 최신 콰트로(quattro)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즉각적인 토크 배분이 가능한 센터 디프렌셜은 평시 전륜과 후륜에 40:60의 동력을 배분하고, 상황에 따라 70:30 혹은, 최대 15:85까지 동력을 나누어 준다. 또한 토크벡터링과 더불어 스포츠 디퍼런셜을 채택하여 커브길에서는 후륜의 좌우 동력배분도 최적화해 뛰어난 콰트로의 코너링 성능을 한층 더 향상시켰다.

아우디 뉴 S4는 한껏 멋을 낸 턱시도처럼 우아한 스타일에서 먼저 시선을 잡아 끌면서 평시에는 완벽한 럭셔리 세단으로서의 모습에서 한 치의 벗어남이 없다가, 원할 경우 턱시도 차림 그대로 강력한 달리기 실력을 뽐낼 수 있다. 그리고 그 달리기 실력은 제대로 된 운동복을 입은 정통 스포츠카를 위협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