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울모터쇼는 수입차 중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모델이 없고, 컨셉트카도 적어 `시중의 전시장을 옮겨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법하다. 하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국산차와의 기술 격차나 자동차 문화의 수준 차이를 실감케 해주는 전시차들이 적지 않다.
BMW와 아우디는 국산차에는 없는 12기통 엔진의 최고급 세단들을 내놨다. BMW의 `뉴 760Li V12 25주년 에디션`은 자사의 12기통 엔진 출시 25주년을 기념해 특별히 한정 생산한 모델이다. 아우디가 전시한 `A8 L W12 6.3 FSI 콰트로`는 6299cc `W12` 엔진뿐 아니라 차체 전체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무게를 줄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역시 국산차에는 없는 특징이다. 재규어와 랜드로버도 이번 서울모터쇼의 신차를 통해 알루미늄 차체 기술을 자랑했다.
아우디는 전시관 대부분을 자사의 4륜구동 기술인 `콰트로(quattro)` 적용 차종으로 채웠다. BMW 역시 이번 모터쇼에 다수의 `엑스드라이브(xDrive)` 4륜구동 승용차를 출품하며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포르쉐 911 카레라 4S 카브리올레는 4륜구동일 뿐 아니라 지붕까지 열 수 있는 고성능 스포츠카다. 재규어 XKR-S 컨버터블,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MC, BMW M3 컨버터블은 고성능 오픈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아우디의 수퍼카 R8시리즈, 렉서스의 LF-LC, 포드의 머스탱 쉘비 GT500, BMW M5 등 이번 모터쇼에서 만날 수 있는 다채로운 고성능 모델들도 국산차들에 빈자리가 많음을 알려준다.
푸조가 국내 출시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3008 하이브리드4(HYbrid4)`는 세계 최초의 디젤 하이브리드 카다. 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의 특성을 아우른 토요타 프리우스 PHV의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기술은 차세대 친환경차의 실질적인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올 하반기 출시될 전기 스포츠카 `BMW i8`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채택했다. 이 차는 탑승부를 고강도 초경량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으로 만든 것도 특징이다. 인피니티 LE는 내년 출시될 양산형 전기차의 컨셉트카로, 무선충전 기술을 탑재했다. 인피니티의 프랑수와 밴컨 제품 전략 기획 부본부장은 LE 콘셉트가 앞선 배터리 기술과 신뢰도 높은 제품력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민병권 RPM9 기자 bk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