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의 가장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는 `안전`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이 자동차와 결합해 마냥 즐겁기만 해서는 의미가 퇴색한다. 이 모든 것은 안전이라는 굳건한 기반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사고 예방 시스템은 스마트카의 능력을 측정하는 중요한 척도다. 최근 도요타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23회 국제자동차안전기술회의에서 이 가운데 하나인 충돌방지시스템을 공개했다.
도요타 충돌방지시스템(PCS·Pre-Collision System)은 기본적으로 전방을 감지해 충돌 위험이 있으면 차 스스로 제동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밀리미터파 레이더가 충돌위험을 감지하면 운전자에게 1차 경고를 보낸다. 그럼에도 충돌 위험이 높은 거리(A구간)까지 접근하면 충돌예방브레이크어시스트(PBA)가 일반모드에서 대기모드로 전환된다. 충돌불가피 거리(B구간)까지 다가가면 PBA가 스스로 브레이크를 잡아 차가 앞 차와 충돌하는 것을 막아준다.
도요타는 PCS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20대~60대 남녀 113명을 대상으로 시뮬레이터 실험을 했다. 가상의 차량에서 충돌위험 경고가 울리면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이도록 한 실험이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의 87%가 A구간 내에 브레이크를 밟았고, 가상의 장애물과 충돌 직전까지 최대 시속 60㎞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현실에 적용한다면 시속 20㎞와 80㎞로 달리는 차량이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셈이다.
나머지 13%는 충돌위험 경고를 듣고도 브레이크를 잡지 못해 충돌이 불가피한 B구간까지 진입했다. 그러나 PCS가 작동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잡으면서 충돌 직전까지 시속을 최대 30㎞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속 20㎞로 달리는 차를 50㎞로 달리는 차가 충돌하려고 하면 브레이크를 잡지 않아도 저절로 충돌을 막아주는 것이다.
PCS에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보행자와 충돌을 막아주는 시스템도 내장됐다. 레이더와 입체촬영카메라, 근거리 적외선 발광기를 이용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전방 보행자를 감지한다. 이들 장비는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것보다 훨씬 먼 곳까지 탐지할 수 있다. 이 장치는 충돌 직전까지 최대 40㎞의 시속을 줄여준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