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모바일 시장에서 500 인치당픽셀수(ppi)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5인치 풀HD 디스플레이로 극한 화질을 선보였던 디스플레이 업계가 또 한번의 화질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저온폴리실리콘(LTPS) 기판의 WQXGA(2560x1600)급 모바일 LCD 패널을 개발 중이다. 내년 구현 목표는 6인치 크기에 해상도 WQXGA, 인치당픽셀수(ppi)는 500이 넘어간다. 올해 상용화된 제품들은 약 5인치에 풀HD, 440ppi가 최고다. 풀HD만 해도 웹의 글자를 열 배 확대한다고 해도 픽셀이 드러나지 않는다. 내년에는 이 한계를 넘어설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500ppi 이상 패널을 위해 AH-IPS(Advanced high performance-In plane switching) 기술 방식의 구조를 혁신하는 방법에 도전했다. AH3-IPS, AH5-IPS 등으로 픽셀구조와 설계를 개선해 개구율과 투과율을 높이는 방식을 동원하고 있다.
재팬디스플레이(JDI)와 샤프 등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풀HD를 넘어서는 500ppi급 모바일 디스플레이 개발에 나섰다.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급 다변화를 위해 일본 패널 채택을 적극 검토하면서다.
업계가 풀HD급 화질에 만족하지 않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소비자다. 그동안 모바일 디스플레이에서 풀HD 이상의 발전은 무의미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업계 시장 조사에 따르면 10~20대 젊은 층은 400ppi와 500ppi 화질을 충분히 구분한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가 모바일 기기의 차별화 포인트로 가장 두드러지면서 업계가 500ppi까지 도전하는 이유다.
이와 함께 패블릿(폰+태블릿)의 등장에 주목한다. 여러 기능을 집약하면서 카메라 모듈이나 반도체 등의 부품 크기가 커지고 있다. 이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큰 디스플레이가 필수다. 디스플레이가 커지면서 더 정밀하게 보여줄 수 있는 차별화된 디스플레이가 필요하게 됐다.
LCD 업계가 500ppi 이상 패널 개발에 나서면서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미래도 주목된다. 업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AM OLED로는 500ppi 수준의 화질이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 향후 삼성디스플레이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패널 업계 관계자는 “풀HD가 모바일에서는 한계라고 느꼈지만 그 이상 수요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디스플레이가 개선되는 만큼 카메라 등의 성능도 뒤따라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