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태블릿PC 시장에서 1년 사이 판매량을 3.5배 이상 늘리고 시장점유율도 배 이상으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세계 시장에서 태블릿PC를 910만대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0만대에서 무려 355% 늘어난 수치다.
시장점유율도 18.9%로 태블릿PC 시장에 진출한 이후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7.6%의 2.5배에 해당하는 점유율이다.
반면 애플은 1분기 1천950만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천180만대보다 6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전체의 연간 성장률 84%를 밑도는 기록이다.
애플은 시장점유율도 지난해보다 4.4%포인트 감소한 40.4%를 기록했다.
업계는 애플의 1분기 점유율 하락이 올해 연간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2011∼2012년 애플은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더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태블릿PC 성장은 동유럽과 중남미 시장에서의 선전에 힘입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동유럽 시장에서 전년보다 23%포인트 급성장한 3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애플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중남미 시장에서도 지난해보다 19%포인트 상승한 31%의 점유율을 보였다.
동유럽·중남미에서 1분기에 팔린 태블릿PC 10대 중 3대 이상이 삼성 제품이었던 셈이다.
삼성전자가 이들 지역에서 큰 성장을 이룬 원인으로는 제품 자체의 경쟁력과 유통망 혁신, 현지에 특화된 마케팅이 꼽힌다.
삼성은 다양한 크기의 태블릿PC를 선보이는 한편 디지털 필기구인 `S펜`을 다른 제품과 차별화된 기능으로 특화해 제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
유통 면에서는 통신 사업자 중심의 기존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 가전 판매망을 활용해 와이파이(Wi-Fi, 무선랜) 전용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2014년 월드컵이 열리는 브라질에서는 구매 고객에게 축구전문 잡지 구독, 축구 전문 채널 스트리밍 서비스, 축구 게임을 비롯한 월드컵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마케팅에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는 삼성이 시장 지배력을 점차 넓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태블릿PC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판매 호조와 더불어 해외 일간지·전문지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최신 태블릿PC 제품인 갤럭시 노트 8.0은 미국 소비자잡지 컨슈머리포트 평가에서 84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도 이 제품이 콘텐츠 창작에 특화한 제품이라고 언급하면서 "노트계의 챔피언"이라고 평가했다.
갤럭시 노트 10.1은 독일의 소비자연맹지 테스트의 평가에서 9∼10인치 태블릿 부문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펜을 비롯한 차별화 요소와 현지에 특화한 콘텐츠를 제공한 전략이 주효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수요를 반영한 제품으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