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5S 출시와 동시에 아이폰5 생산을 전면 중단한다고 협력사에 통보했다. 그동안 신제품이 출시된 이후에도 아이폰4S 등 구형 모델을 소량 제조해온 것과 대조적이며, 플래그십 모델을 이처럼 빨리 단종하는 것은 처음이다. 하반기 선보일 아이폰5S와 보급형 아이폰 판매에 모든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주요 부품 협력사에 아이폰5S 출시를 기점으로 아이폰5 생산을 중단한다고 알렸다. 아이폰5 AS를 위한 부품은 재고 물량뿐 아니라 회수한 리퍼비시 제품을 재활용할 계획이다.
3분기 들어 애플은 유례없이 강한 수준의 부품 재고 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아이폰 출시 전략을 단일 모델에서 다모델로 바꾸면서 부품 공급망(SCM)을 재편하기 위해서다.
애플 협력사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아이폰5S뿐 아니라 보급형 아이폰까지 생산하려면 구형 모델에 투입할 여력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삼성전자에 비해 제조 역량이 떨어지는 애플로서는 아이폰5 생산 중단이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오는 9월부터 보급형 아이폰을 판매해 전체 아이폰 판매 비중의 1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내년에는 판매 비중을 25%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이폰4S 등 일부 구형 모델은 계속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LCD·터치스크린패널(TSP)·수동칩 등 부품을 쉽게 조달해 소량 생산할 수 있고 수요도 꾸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폰5는 다르다. 기존 모델과 달리 아이폰5에는 인셀 TSP LCD가 적용됐다. 인셀 TSP LCD는 소량 생산에 부적합한 부품이다.
애플은 아이폰5 생산을 중단하더라도 판매는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축적해 놓은 아이폰5 재고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애플은 당초 아이폰5 2억대를 판매한다는 목표였지만 판매부진으로 많아야 1억2000만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부터 아이폰5 제조물량을 줄였지만 여전히 완제품 재고가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유통 시장에 묶여 있는 아이폰5 재고조차 애플이 올해 안에 소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은 아이폰5 재고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지난달부터 구형 아이폰 현금교환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 현금교환 행사를 직접 실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 애플스토어에 구형 아이폰을 주고 현금을 받는 방식이다. 상태 좋은 아이폰4S는 200달러가량의 현금을 받을 수 있다. 200달러는 2년 약정으로 아이폰5를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이다.
업계는 “유통 재고를 털어내지 못하면 신제품을 판매하는 데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애플이 하반기 아이폰5S와 보급형 아이폰 판매 확대를 위한 사전 작업에 올인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신제품과 관련해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