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회 프랑크푸르트 국제모터쇼(IAA 2013)가 22일(현지시간)로 10일간의 화려한 막을 내린다. 이번 IAA의 화두는 미래 자동차였다. 친환경을 넘어 전기와 자율주행기술까지 공개되며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모터쇼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고성능 스포츠카들도 이런 트렌드를 피해가긴 어려웠다. 성능을 높이기 위한 방책으로 하이브리드 방식을 더한 슈퍼카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무작정 배기량을 키우기 보단 전기의 힘을 빌려 강력한 토크를 뿜어내 운전의 즐거움을 더한다는 계획인 셈이다. 두 개의 심장으로 도로를 질주하는 하이브리드 슈퍼카들을 모아봤다.
▲ 포르쉐 918 스파이더(porsche 918 spyder)
하이브리드 자동차 중 첫 손에 꼽히는 차는 포르쉐 `918 스파이더`다. 최고출력 608마력에 최대토크 46.0kg.m의 4.6ℓ V형 8기통 가솔린 엔진과 앞바퀴·뒷바퀴에 각각 연결돼 127마력과 154마력을 내는 두 개의 모터가 힘을 보탠다. 성능은 슈퍼카지만 연비는 프리우스 못지 않다. ℓ당 33.3km의 연료효율이 특징.
포르쉐는 이같은 상반된 성능을 가능케 한 점을 두고 "918 스파이더가 제공하는 5가지 운행모드를 통한 엔진 간의 유기적인 움직임 때문"이라 설명했다.
엔진과 두 개의 모터를 합한 힘을 모두 사용하는 `핫 랩` 모드와 `레이스 하이브리드`모드에서는 최고 887마력, 69.6kg.m 이상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8초가 걸리며, 200km까지 가속하는 데 단 7.7초가 걸린다. 반면 `E-Power`모드에선 내연기관 도움 없이 전기만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7초 이내로 가속할 수 있으며, 시속 150km로 최대 30km를 달릴 수 있다.
918 스파이더는 고성능과 함께 포르쉐 특유의 공기역학 디자인과 4륜 구동(AWD), 230볼트로 4시간이면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를 갖췄다. 몸값은 세금을 제외하고도 103만달러(한화로 약 10억3,000만원)에 이른다.
▲ 아우디 스포트 콰트로 콘셉트(audi sport Quattro Concept)
아우디는 `스포트 콰트로 콘셉트`를 내놨다. 30년 전 세상에 처음 선보인 레이싱카 `스포츠 콰트로`를 기념해 만든 차다. A5와 A8 사이 크기에 아우디의 최신 디자인들이 집약됐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을 쓴다. 4.0ℓ V형 8기통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560마력, 최대토크 60.8kg.m을 내며, 110kW 전기모터가 힘을 더하면 최고 700마력, 최대 69.6kg.m의 토크를 뿜어낸다. 여기에 사용되는 엔진 실린더 수를 조절해 연료를 절약하는 기술인 COD(cylinder on demand)가 적용돼 효율을 높였다.
주행모드는 `EV`, `하이브리드`, `스포츠` 등 3가지다. 최고 성능을 발휘하는 `스포츠`모드에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단 3.7초가 걸리며, `하이브리드`모드에서는 ℓ당 40km의 연료효율(유럽기준)을 낸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레프트레인(leftlane)은 "가까운 시일 내에 한정된 수량이나마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선 새 차의 가격이 아우디의 대표 슈퍼카 `R8`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BMW i8
BMW i8은 IAA에 출품된 하이브리드 슈퍼카 중 가장 현실적인 차로 꼽힌다. 양산형 기준 1회 충전에 전기로만 시속 120km로 최대 35km까지 달릴 수 있으며, 내연기관이 더해지면 최대 500km까지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연료효율은 유럽기준 ℓ당 40km다.
i8은 1.5ℓ 3기통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228마력, 32.6kg·m)과 96kw(129마력, 25.4kg·m)의 전기모터가 힘을 합해 총 357마력, 최대토크 58.1kg·m의 성능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에 4.4초가 걸리며, 최고시속은 250km다.
새 차는 내년 봄 미국 시장에 먼저 소개될 예정이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블로그(autoblog)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i8의 판매가는 세금을 제외하고 13만5700달러(약 1억4000만원)가 될 것"이라 전했다.
▲ 오펠 몬자 콘셉트(Opel Monza Concept)
오펠(Opel)사의 미래형 쿠페, 콘셉트카 몬자(Monza)는 엄청난 성능을 뽐낼 듯한 생김새와 달리 다소 차분한 성능을 자랑한다. VOLTEC (레인지 익스텐더 방식)시스템을 기반으로 3기통 1.0ℓ SIDI 터보차저 CNG 엔진을 탑재, 최고출력 114마력에 최대토크 16.9kg·m의 성능을 낸다.
이에 미국 자동차 전문지 카스쿱스는 "IAA에서 선보인 천연가스 기관을 포함해 몬자에 다양한 구동기관을 적용할 수 있다"고 내년 선보일 새로운 엔진에 대해 언급하며, "오펠은 지금까지 1.6ℓ 천연가스 엔진보다 연료효율을 20% 이상 높인 엔진을 개발 중"이라 전했다.
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 / 오준엽 RPM9 기자 i_eg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