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업계가 유례없는 `전(錢)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 패권을 확보하기 위한 주요 3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마다 마케팅·홍보·프로모션 등에 수백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쏟아 붓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가 추진하는 마케팅 전략을 공공연하게 비방·폄훼하는 등 업체 간 신경전도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티켓몬스터(대표 신현성·이하 티몬)는 최근 연말까지 진행하는 고객 감사 캠페인 `몬스터 세일`에 5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경쟁사 위메프가 지난달부터 마케팅 비용으로 집행하고 있는 3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티몬은 5% 즉시할인, 카드 추가할인, 무료배송, 최저가 보상제 등 가격 혜택에 집중 투자하면서 선물 수요가 급증하는 연말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위메프(대표 박은상)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회사는 티몬이 500억원을 투자한다는 마케팅 전략을 공개한 다음날 10% 할인 쿠폰과 최고 15% 포인트 적립 혜택을 함께 제공하는 `소비자 더블혜택`을 일주일 간 진행한다고 밝혔다. 기존 5% 포인트 적립 혜택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5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5000포인트, 10만원 구매 고객에는 1만포인트를 각각 추가로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위메프 관계자는 “이번 프로모션으로 일일 최고 매출 기록 갱신, 접속 트래픽 증가 등 다양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향후 마케팅 비용 규모를 더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자금력을 앞세운 양사의 힘겨루기는 첨예한 신경전으로 번지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 18일 자사 홈페이지 패션 카테고리에 배우 이서진·이승기씨를 내세워 자사가 판매하는 브랜드 패션 제품을 홍보하는 배너를 게시했다. 하지만 티몬이라는 단어를 이용한 `티나게 몬짓이야` `제대로 못하면 하질 말던가` 등 비방 문장과 티몬을 상징하는 캐릭터가 날아가는 그림이 논란을 일으키며 도마에 올랐다.
티몬은 즉각 반발했다. 위메프가 지난 6월 쿠팡을 비방하는 영상 광고를 진행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고의성이 다분하다는 주장이다.
티몬 관계자는 “법무팀 검토에 따르면 이번 게시물은 표시광고법상 불공정 거래행위로 적발 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내부적으로 공정위 신고를 검토했으며 위메프에 정식으로 항의해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위메프 관계자는 “해당 상품군 담당 상품기획자(MD)와 디자이너가 상품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과정에서 실수한 것”이라며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관계없이 벌어진 일종의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업계는 경쟁사를 의식한 과도한 경쟁이 급성장하고 있는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가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오픈마켓, 홈쇼핑 등 기존 주요 유통 채널을 넘어서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업계 1위를 둘러싼 이전투구 보다 시장 규모 확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