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봉고차`로 불리던 미니밴. 특정 회사의 차명에서 유래한 말이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머릿속엔 작은 버스, 혹은 상자처럼 각진 형태의 승합차를 대변하는 단어로 기억된다. 이동수단으로서 자동차가 활용되던 시절, 여럿이 한꺼번에 타고 다니던 점이 머릿속에 깊이 남은 탓이 아닐까 싶다.
요즘엔 많이 달라졌다. 단순히 여럿이 한 데 탈 수 있는 차와, 같은 크기여도 넉넉한 실내공간을 갖춘 편안한 이동수단으로 나뉘는 모양새다. 이런 점은 단연 수입차의 역할이 컸다. 북미와 유럽의 인기 차종들이 국내 속속 진출하며 사람들의 눈 높이를 높였다. 물론, 국산차도 이에 대응키 위해 노력 중이다.
국내 브랜드로는 현대자동차의 스타렉스, 기아자동차의 카니발, 쌍용자동차의 코란도 투리스모 등이 명맥을 잇고 있으며, 수입차는 한-미FTA와 한-EU FTA 를 기점으로 신차 투입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북미지역 미니밴 강자 토요타 시에나, 혼다 오디세이,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 등이 삼파전을 벌이고 있고, 프랑스 시트로엥도 C4 그랜드 피카소를 3월께 국내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출시되는 수입 미니밴의 특징으로 넉넉한 공간과 다양한 활용성을 꼽을 수 있다. 단순히 많은 사람이 타는 것보단, 탄 사람이 얼마나 편안히 이용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그래서 비즈니스용으로 인기가 많다. 국산 미니밴의 장점은 경제성이다. 유지비가 적게 들고, 수입차의 장점도 많이 벤치마킹 하며 상품성을 높였다.
가족 구성원이 줄어드는 추세고, 캠핑이나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려면 짐 싣는 곳도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니밴 시장도 세분화되는 중이다. 여기에 SUV도 허리를 길쭉하게 늘려 탑승 인원 수를 많게 한 모델도 출시되는 탓에, 미니밴의 변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라 볼 수 있다.
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