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팬택 "너무 지쳤다"

[이슈분석]팬택 "너무 지쳤다"

“너무 지쳤다.”

팬택이 9개월 간 버텨온 기업회생절차를 스스로 포기한 데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절망감’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더 이상 물건을 팔지도 만들지도 못해 정상적 기업 활동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팬택 관계자는 “9개월을 끌어왔는데도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자금도 자금이지만 시간적으로 직원 모두 너무 지쳤다. 이제는 선택 여지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월급을 자진 반납하고 휴직을 실시하는 등 비용절감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으나 세 차례의 매각 절차가 허무하게 끝나자 정신적·경제적 피로감이 극에 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팬택은 이미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이후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신제품도 작년 11월 ‘베가 팝업 노트’를 내놓은 게 마지막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재고를 파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이마저도 바닥을 드러냈다.

애프터서비스(AS)를 제공하는 전국 서비스센터 개수도 줄이고 있다. 100여개 가운데 30개가 문을 닫았다. 추가로 문을 닫는 건 시간문제다.

팬택 관계자는 “정상적 기업활동을 할 수가 없다”며 “결정의 시기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팬택 운명은 다음 달 말이나 7월 초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회생절차 폐지 신청을 받은 법원은 10일 내 폐지명령을 내린다. 이후 2주 간 채권자로부터 항고기간을 갖는다. 문제제기를 하는 채권자가 없으면 항고기간 2주 후 법원이 폐지를 확정한다. 기업회생절차를 중단한다는 것, 즉 파산을 의미한다. 만약 채권자가 항고를 하면 법원이 타당성을 검토하게 되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예상된다.

팬택 측은 “향후 일정을 가늠하긴 힘들지만 저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팬택 향후 기업회생절차 *법원 판단에 따라 일정이 당겨질 수 있음>


[표]팬택 향후 기업회생절차 *법원 판단에 따라 일정이 당겨질 수 있음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