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에 공급할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2 공급사로 최종 확정됐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이폰 디스플레이 독점 공급 체제가 깨지고 이원 경쟁 시대가 열렸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품질 기준 통과를 발판으로 하여 향후 판로를 화웨이, 샤오미, 비보, 오포 등 다수 스마트폰 제조사로 넓힐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애플로부터 아이폰 신제품에 탑재될 6세대 플렉시블 OLED 품질 기준을 통과했다. 아이폰용 패널을 생산할 E6 라인 2개를 시험 가동에서 양산 체제로 전환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LG디스플레이는 4분기 양산 가동을 목표로 E6를 시험 가동해 왔다.
LG디스플레이는 E5 공장을 운용하면서 6세대 플렉시블 OLED 생산 기술을 확보했다. E6에서는 애플에 공급할 패널을 주로 생산한다.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OLED 메이저 고객으로 꼽히는 애플을 따라잡으면서 삼성디스플레이 독주에도 제동이 걸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플렉시블 OLED 시장 가운데 약 95%를 점유하면서 가장 앞선 기술 제품을 공급해 왔다.
아이폰용 패널 공급사가 다변화되면 납품 단가가 낮아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애플의 첫 OLED 스마트폰 아이폰Ⅹ(텐) 가격은 64GB 모델이 999달러, 256GB 모델이 1149달러였다. 신제품 가격은 아이폰ⅩS(5.8인치 OLED)가 999달러부터, ⅩS 맥스(6.5인치 OLED)가 1099달러부터다.
업계는 플렉시블 OLED 공급사가 이원화되면 패널 공급 단가가 낮아져 아이폰 가격이 소폭이라도 낮아지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기대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분석에 따르면 아이폰Ⅹ에서 플렉시블 OLED 원가는 110달러로 구성 부품 가장 가장 비싸다. 아이폰Ⅹ 제조 원가가 370.25달러로, 이 가운데 약 3분의 1을 패널이 차지하는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독점 구조가 깨지고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 비중이 높아지면 공급 단가는 자연스럽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 생산량까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아이폰용 패널 공급 가격뿐만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하는 가격도 지금보다 소폭 저렴해질 가능성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품질 기준을 통과함에 따라 향후 해외 고객사 저변 확대 기반도 갖추게 됐다. 이미 LG전자, 샤오미 등에 플렉시블 OLED를 공급했지만 물량은 소량에 그쳤다. 애플로부터 품질을 검증받은 만큼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로 패널을 공급하는 화웨이, 비보, 오포 등까지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는 문이 열린 셈이다.
업계는 애플이 공급사 다변화를 강력하게 원하는 만큼 LG디스플레이 비중이 점차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수율과 생산 능력이 변수지만 애플이 가격 단가를 낮출 기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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