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생산 차질이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 직접 경쟁하는 기업은 반사이익이 예상되지만 소재나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에는 부정적 여파가 우려된다.
27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샤오미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만 반도체 업체에 집적회로(IC) 주문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 관계자는 “샤오미 해외 물류 상황이 원활치 않아 보인다”면서 “3월 초까지 제품 공급이 정상화되지 못하면 해외시장에서 판매할 상품이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또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오포와 비보도 샤오미처럼 부품 주문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춘제 연휴를 연장했다. 그러나 연휴 이후에도 근로자들의 업무 복귀율이 낮아 정상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톤파트너스 관계자는 “규모가 큰 기업들은 2월 마지막 주 근로자 복귀율이 60%, 3월 초엔 70% 정도로 예상되지만 규모가 작은 영세 업체들의 복귀율은 20% 미만으로 낮은 수준”이라면서 “광학필름 커팅, 포장지, 이동식저장장치(USB) 충전 케이블 등 평소 중요도가 낮은 부품이나 부재에서 심각한 쇼티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낮은 근로자 복귀율은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폭스콘은 중국 공장 가동 정상화를 위해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까지 일손 확보에 나섰다.
중국 최대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도 코로나19 영향권에 들었다. 화웨이는 중국 내수 침체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출 부진 영향으로 올해 스마트폰 출하 목표를 2억4000만대에서 2억100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낮은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삼성전자를 추격, 업계 2위로 떠올랐다.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생산 차질은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의 판매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에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에는 악영향으로 작용한다. 완제품 생산 차질은 곧 소재·부품 주문 감소로 연결되고,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구매하는 한국산 주요 부품으로는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꼽힌다. 화웨이는 지난해 한국 기업으로부터 구매한 부품이 13조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화웨이, 올 출하량 2억1000만대로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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