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 재편에 착수했다. 중국산 소재를 배제하는 것이 골자로, 한국 소재 기업에 기회가 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파나소닉과 LG에너지솔루션에 중국산 소재 변경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파나소닉과 LG에너지솔루션이 만들어 공급하는 전기차 배터리에 중국산 소재를 쓰지 말고 IRA에 저촉되지 않는 소재 적용을 주문한 것으로, 양사는 이에 신규 소재 업체와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IRA 대응이 목적인 만큼 개발을 빠르게 진행해 내년 하반기부터 기존 중국산 소재를 대체한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IRA 세부지침에 따르면 배터리 양극재와 음극재는 핵심광물로 분류돼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일본 포함)에서 추출·가공된 것을 사용해야한다. 이 기준은 매년 10%씩 높아져 2025년에는 60%로 높아진다.
또 2025년부터 해외우려집단(FEOC)에서 생산된 광물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아직 세부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IRA의 목적을 고려하면 중국 기업이 FEOC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테슬라는 파나소닉(일본), LG에너지솔루션(한국), CATL(중국)로부터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이 중 CATL로 공급받는 배터리는 주로 중국 시장에 판매되는 전기차에 탑재되기 때문에 중국산 소재가 탑재돼도 무방하다. 그러나 파나소닉과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는 주로 북미 판매되는 테슬라 전기차에 탑재돼 배터리에 중국산 소재가 포함될 경우 IRA 보조금 규정을 만족하는데 불리하게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IRA 세부 법안이 나오고 난 이후 파나소닉과 LG에너지솔루션이 비슷한 시기 국내 소재 업체에 먼저 접촉해 온 것으로 안다”면서 “중국에서 공급받는 소재 물량을 돌리기 위한 목적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돼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이 본격화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테슬라가 교체를 추진하는 소재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한·중·일 3개국 기업이 공급을 주도하고 있고, 파나소닉과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배터리 제조사라는 점에서 이번 소재 재편이 업계 미치는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유명 양극재 업체로는 XTC, 롱바이 등이 있다. 음극재에서는 BTR, 즈천과기, 샨샨 등이 있다. 테슬라가 미국 출시 차에 대해 중국산 소재 배제를 추진함에 따라 국내 양극재와 음극재 업체 등 소재 기업에 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美 IRA 보조금 규제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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