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이동전화 사업 재계의 움직임

새해들어 이동전화 사업에 대한 재계의 움직임이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체신부가지난해 연말 제2이동전화 사업자 선정을 전경연에 위임, 단일 컨소 시엄 구성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온 데다 한국 통신이 보유한 한국 이동통신의 주식매각도 이와 비슷한 시기에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국내 재벌그룹 들은 새해 벽두부터 이 분야 사업의 경영전략 마련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그간이동전화 사업권 획득에 주력 해온 선경을 비롯해 포철.코오롱 등 기존6개 이통 참여준비업체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기존 한국이동통신의 주식을 대량 매입해 "1통"을 거머쥐느냐, 아니면 제2이동전화 사업자의 단일 컨소시엄 에 참여하느냐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여기에다그간 이동전화 사업 참여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아남 등 여타 재벌그룹도 신규 가세할 것으로 알려져 이 분야의 주도권 획득을 위한 재벌 그룹간의 물밑경쟁은 벌써부터 한층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체신부가지난해 연말 전격 발표한 이동전화사업 추진계획의 골자는 *제2이 동전화 사업자 선정은 민간자율에 의한 단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식 으로 이를 전경련에 위임한 것과 *제2이동전화 사업자 선정과 한국통신이 보유한 한국이동통신의 주식매각을 연계하는 방안 등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이계획이 발표될 당시, 무려 2~3년간 제2이동전화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온 선경. 포철 등 이통 준비업체들은 제2이동전화 사업권자 선정이 사업계획서 평가 방식에 의한 한판 승부로 결정되지 않은 것에 대해 못내 아쉬워하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92년 정치권의 기류에 휘말려 사업권을 반납했던 선경그룹의 대한 텔레 콤이나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방식으로 사업계획서를 평가 한다면 여타 업체보다 한 수 위임을 자처해온 포철의 신세기이동통신으로서는 실력 대결로 이통 사업자가 선정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여기에다 체신부가 지난해 나라 안팎을 떠들석하게 했던 이통사업자 선정이 라는 뜨거운 감자를 전경련에 넘긴데 대해 행정편의주의라는 강한 비판도 제기됐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체신부가 왜 상당한 논란의 소지가 있는 이같은 방안을 선택했는지 에 대해 관심을 집중되고 있다.

우선그 해답은 제2이동전화 사업자 선정방식으로 RFP방식이든 연합 컨소 시 엄 방식이든 어떤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든 간에 현재 선경.포철 등 6개 재벌 기업간의 사업권획득을 위한 주도권 싸움은 첨예하게 전개될 것이 라는점에서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단일 컨소시엄 방식을 채택, 민간 스스로 제2 이동전화 사업자 선정의 해결방안을 모색케 하는 동시에 한국 통신이 보유한 KMT 의 주식중 매각 규모를 대폭 늘려 민간기업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방법을연계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한국 통신이 보유한 한국이동통신의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해 경영권을 민간 에게 넘길 경우 지금까지 제2이동전화 사업권 획득에만 심혈을 기울인6개 재벌기업들에게는 "두개 사업자 선정"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결국기존의 6개 참여 업체중 일부 업체는 KMT주식매입쪽으로 이동전화 사업 의 방향을 전환할 것이 확실시 되고 이에 따라 제2이동전화 사업권 획득경쟁 은 기존의 선경.포철.코오롱 등의 치열한 한판승부를 다소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체신부의 전략인 셈이다.

이는체신부가 이번에 확정한 이동전화추진계획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민간조정에의한 단일 컨소시엄 구성시 참여자격 조건으로 기간 통신 사업자 의 참여를 제한한 것. 이는 최근 동양그룹이 데이콤 전체주식의 10%를 매집 최대주주로 부상함에 따라 동양의 제2이동통신 사업참여는 사실상 제한된 것을 의미하고 있다.

결국그간 이통 참여를 준비해온 6개 컨소시엄 업체중 하나인 동양그룹이 제2이동전화 사업권 경쟁에서 제외되고 선경이든 포철이든 특정기업이 KMT주식 매입쪽으로 이통전략을 추진한다면 나머지 그룹들간의 컨소시엄 구성은 의외 로 쉽게 풀릴 수 있다는 것이 체신부의 복안인 셈이다.

체신부의이같은 이통사업자 선정방식결정은 그간 독점체제로 일관해온 통신 시장의 개방 및 경쟁체제와도 무관하지는 않다.

사실지금까지 국내 통신사업의 구도는 한국통신을 비롯해 데이콤. 한국이동 통신 등 통신사업자와 삼성을 비롯해 금성.현대.대우등 대기업, 그리고 중소 통신 업체들로 이루어져 왔었다. 이들 업체들은 그간 체신부의 우산 아래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국내 통신수요의 충족에 주력해 왔었다.

그러나 지난 90년대 들어 한.미통신협상이 체결됨에 따라 그간 독점 체제로 일괄해온 국내 통신시장이 개방돼 이제는 한정된 내수시장을 국내업체들끼리나눠먹기식으로 안주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

더욱이경쟁력에서는 한 수 위인 미국등 선진국의 통신업체들이 국내 시장개방을 틈타 내수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면 이 분야에 대한 국내 시장의 판도마저 일거에 뒤흔 드는 위기감으로까지 팽배되고 있는 것이 최근의 현실이다 . 더욱이 머지않아 우루과이라운드 태풍이 기본통신시장까지 강타할 경우 국내업체들의 자생력은 차치하고 이 분야의 국내시장은 외국업체들의 선점경쟁 으로 인해 전락될 위기감마저 팽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상황에서 체신부는 많은 국내 업체들을 통신사업에 참여시켜 이 분야에 참여하는 외국업체들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하나의 방안으로 이동 전화 사업을 선택한 것이다. 여기에다 그간 재계에서도 이른바 이통 사업을 황금을 알을 낳는다는 최대의 이권사업으로 인식, 앞다투어 이의 사업 진출에 관심을 나타냈기 때문에 체신부의 복안이 성사될 수 있었던 것이다.

세계적인통신시장의 판도가 유선통신에서 무선통신으로, 컴퓨터 및 통신에 서 이를 결합한 정보통신으로 넘어가고 있는 추세에서 그간 통신 사업에서는 제외된 국내 비통신 기업에서도 향후 정보통신 사업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성장성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이동전화 사업참여가 가장 효율적인투자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이들기업들의 이같은 분석은 기존 한국이동통신(KMT)의 경영 실적이나 최근의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율을 살펴보면 여실히 입증된다.

KMT가최근 밝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이동전화는 지난 84년 첫 서비스에 나선 이래 매년 연간 2배씩 성장해 지난 91년 16만6천명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92년에는 27만1천명, 지난해 11월 현재 44만7천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이동전화의 성장추세는 유선전화의 경우 최근들어 정체기에 접어들고있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급증추세이다. 또한 무선호출 가입자의 경우 지난 92년 1백만 가입자를 넘어선데 이어 불과 1년만인 지난해 2백만명을 돌파 하는 등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이통사업의 고속성장세에 힘입어 한국이동통신이 경영실적이 국내 상장회사중 수위를 차지하는 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이동통신의최근 5년간 매출액 증가 추이를 보면 지난 89년 3백62억원에 서 90년 7백18억원, 91년 1천4백73억원, 92년 2천5백83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4천3백22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8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 타의 추종 을 불허하는 경영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물론이같은 이동통신 분야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돼 오는 2000년 안에는관련 서비스시장만도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이동통신 사업과 관련된 단말기시장을 포함하면 그간 유선전화에 의해 주도되어온 통신사업이 향후 수년내에 이동통신 분야로 주도권이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이동 통신 사업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을 더욱 많이 이 분야의 사업에 참여시킴으로써 통신사업을 더욱 효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 체신부의 정책의도인 셈이다.

물론이같은 체신부의 정책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현재 전경련 에 위임한 단일 컨소시엄 구성에 있어서 체신부가 제시한 기한내에 성사되는 지의 여부가 최대의 관건인 셈.

따라서앞으로 단일 컨소시엄 구성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선경.포철. 코 오롱등 제2이동통신 준비업체중 어느 기업이 한국이동통신의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해 최대주주로 나설지가 벌써부터 최대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의상황으로 볼 때 그간 이통사업 참여를 준비해온 6개 기업중에선 선경 과 포철중 한 업체가 한국이동통신의 주식매집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선경이 한국이동통신의 주식매입쪽으로 1통 사업참여전략을 세운다면포철.코오롱과 나머지 기업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단일 컨소시엄 구성은 의외로 그 해결의 실마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이같은 상황으로 전개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상황이다. 제2이동전화 사업자 선정권한을 위임받은 전경련이 현재의 여건상자체적으로 사업 참여 희망기업들의 기술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조직도 없을뿐만 아니라 참여 희망업체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이를 평가하기에는 2개월로 한정된 기간이 너무 촉박한 실정이다. 참여기업들의 지분조정문제나 2통사업 참여를 준비해온 기존 6개 컨소시엄 그룹들의 해외합작선 관계 등도 쉽게 풀 리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다기존 6개 사업참여 준비업체외에도 아남.한진그룹 등 후발주자들도 이 분야의 사업 참여를 모색하고 있어 이들이 신규사업자의 단일 컨소시엄에참여할 경우 지분확보를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아무튼제2 이동전화 사업자의 단일 컨소시엄 구성시기나 한국통신이 보유한 한국이동통신의 주식매각이 오는 2월로 임박한 가운데 이동전화 사업을 둘러싸고 주무부처인 국내외 참여기업간에 세력 싸움으로 또 한차례 홍역을 치룰것으로 전망된다.【양 경 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