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인터페이스 특허공학 미흡

흔히 우리나라 사람은 개인적인 능력은 좋으나 단결력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러나,나는 반대로 이 글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에너지와 아 디어가 많은 사람들이라는 긍정적인 관찰에서 부터 시작하여,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여 그간 우려되어 온 우리나라 사람들의 조급함, 개인플레이 등의 약점을 보완해 가려면 어떤 사회 시스팀을 만들어야 하고, 후세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하는 의견을 적어 볼까 한다.

한국인의일하는 모습에 대해 이런 비유가 있다. 한국인 SW기술자 10명과 미국인 SW 기술자 10명이 1년 시한의 프로그램 개발 프로젝트로 경쟁하게 되었다. 한국팀은 처음부터 각자 열심히 실력을 발휘하여 프로그램을 짜나갔다.

한편,미국팀은 서로 모여서 노닥거리는 듯 얘기하고 웃고 회의하며 초반8달 을 보냈고, 이맘 때 한국팀의 프로그램은 거의 완성단계에 온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미국팀은 각자 코딩작업을 거치고 마지막 한달간 각자 만든 코드를 통합하여 전체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완성시킨 반면, 한국팀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다른 사람이 짠 코드와의 관계 파악이 잘 안되어 결국 지고 말았다.

이들미국팀은 처음 8달 동안 대화, 토론을 통해 한 작업은 전체 프로그램의 작업량을 분할하고 각 분할된 코드간의 인터페이스를 확정한 것이었다. 아마 이들이 두번째로 한국팀과 또 경기를 갖는다면 특정 응용외의 여러 일반적인경우를 고려하여 필요한 SW 모듈을 쉽게 만들어 넣음으로써 부가가치를 올릴수 있는 프레임 워크를 만든 위에 그 시합에서 요구하는 프로 그램을 만들고 승리할 것이며, 이렇게 함으로써 향후의 비슷한 류의 프로그램 개발사업에서 마저 우위를 확보할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표준화 작업을 통하여 자기들의 고유 프레임워크를 국제표준으로 채택함으로써 더 큰 이득을 가져 가게 될 것이다.

나는 바로 이 비유 속에 한국인의 가장 큰 약점과 이를 메워나갈 방안에 대한 열쇠가 모두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즉, 이것은 무슨 일을 할 때 첫째, 그 일과 주변여건과의 관계를 파악하고, 둘째, 그일을 나누었을 때 나눈 일들이 각각 완성 되어 다시 모일 때 문제가 없게끔 준비하는 것이며, 이 두 가지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절대로 각자의 부분적인 일을 시작도 하지 않음을 뜻한다. 바로 이것이 8달간 우리 보기엔 놀면서도 느긋할 수 있었던 미국 팀의 인내(?)의 근원이고, 각자 조급하게 열심히 뛰고서도 전체 벡터의 합을 영에 가깝게 만든 한국팀의 실패의 이유이다. 모든 일의 사회적 역학관계 가 복잡해지고, 교통과 통신이 계속 발달하는 국제화 사회에서는 이러한 톱다운 top-down 설계방식 혹은 인터페이스 설계 우선 방식의 필요성은 점점 커질 것이다.

그러면,이러한 인터페이스 설계 우선론의 입장에서 우리나라가 현재 맞닥뜨린 세가지 문제 즉 첫째 정부.재벌.교육기관 등 대기관의 경영위기, 둘째 국토의 균형개발, 셋째 환경오염을 하나씩 짚어보자.

첫째,큰 기관의 경영경험이 많지 않은 우리로서 정부.회사 등의 경영효율을 제고시키는 것은 어려우면서도 매우 필요한 일이다. 큰 기관에는 여러 관리 계층이 있는데 일선 작업자가 아닌 모든 중간관리계층의 기능은 바로 웃사람 의 요구(specification)를 받아 자기 바로 아랫사람들의 일에 대한 더 세목 화된 요구로 분할 및 변환하여주고 또한 이들의 작업수행 결과를 평가하는 것이라 하겠다.

작업요구의분할변환은 중간관리자의 모든 전문성과 창의력을 기본으로 하는자율에 의해 이루어지며 작업결과의 평가에는 책임이 따른다. 이것이 계층구조사회 에서의 분권자율화의 요체라 하겠다. 그냥 상부메시지만 전달하고 평가는 유야 무야로 하는 사람은 정말 불필요한 오버헤드다. 자기 아랫 사람의자율권에 속하는 세부항목 까지 들먹거리거나 바로 아랫사람을 거치지 않고한참 아랫사람을 직접 관리 하려는 사람은 이러한 인터페이스 프로토콜을 무시함으로써 결국 기관의 활력과 생산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둘째,도시설계시에 길을 먼저 만드느냐, 집을 먼저 짓느냐 하는 것과 국토 개발시에 각 도시의 특성적 개발을 먼저하고 고속도로의 차선수와 구간을 설계하느냐 거꾸로 하느냐 하는 문제를 보자. 여태까지 우리나라의 도시가 커가는 모습은 집짓고 남은 자리가 저절로(?)길이 되는 것이라 하겠다.

반도체칩에서도 칩이 복잡해 질수록 트랜지스터 소자 자체보다 연결선이 차지하는 면적이 점점 커져서 전체 칩면적의 70%이상 되는 것이 보통이라 한다. 따라서 반도체칩에서는 트랜지스터 블록보다 배선을, 도시설계에서는 집보다 길을 먼저 설계하고 만들지 않으면 교통과 통신의 마비상태가 올 것이다. 컴퓨터의 경우에 길에 해당하는 것이 버스 (bus)로서 ISA.EISA.VESA.PCI 등 버스에 대한 사양이 그것이다. 컴퓨터시스팀 설계시에 제일 먼저 정할 것이버스 사양이고 주어진 버스사양을 만족하지 않는 응용보드는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도 쓰기 불편하여 팔리지도 않는다. 사방이 꽁꽁 막힌 영국의 성을 강남대로에 갖다 놓아봐야 쓸데 없다. 내부가 허름해도 동서남북 각 대로를 향해 문이 있는 집 한채가 더 가치가 있는 사연은 바로 인터페이스이다.

셋째,환경의오염은 여러 원인이 있겠으나, 자기 영역과 남의 영역(?) 을 듬그어놓고 자기 영역의 오물을 남의 영역으로 무조건 보내면 된다는 매우 잘못된 인터페이스에 대한 인식이 주범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차안의 쓰레기를 길에 버리고, 등산하고 산 꼭대기에 쓰레기를 두고 오는 사람은 모두 사람과사람이 만나는 인터페이스, 즉 공원, 도로와 같은 공용 시설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며, 우리가 사는 집의 내부설계와 내부 유지보수보다 이러한 인터 페이스의 설계와 유지가 얼마나 귀중하고 선행되어야 하는 것인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자기의 자가용차나 집과 같은 하나의 조각의 귀중함은 잘 알고 있지만 서로의 조각들이 모여 이루는 전체에 대한 거시적 관점에서 인터페이스 를 설계하고 이를 준행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인 것이다.

그리고이것을 후세들의 교육에 반영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이 없다. 기성 세대의 문제점은 참고 기다리겠으나, 자라나는 세대마저 개선의 희망이 없는것은 참기 어려운 일이다.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일은 정답이 하나 밖에 없는산수 문제나 괄호넣기나 OX 문제 푸는 실력만으로는 안된다. 듣고 발표 하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제안하고, 타협하는 실력이 필요하고 우리의모든 학교 내외의 교육은 이렇게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외국인들이 정해놓은 다음에 우리가 소극적으로 끼어드는 것은 별로 재미도 없을 뿐더러 돈도 못 번다.

이러한인터페이스 설계 공학(?)이 국민학교 교육부터 우리 일상 생활에 까지 꽃필 때 우리의 모든 아이디어와 에너지는 물 만난 고기처럼 힘차게 뛰어오를 것이다. 이렇지 못하고서는 아무리 열심히 각자 뛰어도 결과는 사상 누각이다. 한국과학기술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