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매킨토시 신화주역 스티브잡스의 야망 (27)

넥스트사는 창립 당시 부터 많은 문제를 안고 출범했다. 자금이 지나치게 풍족했고 회사의 기본 사업 방침을 제대로 정립하지 않은 채 재정분석 능력이 부족한 스티브 잡스를 주축으로 운영되었다. 7백만달러를 투입하여 세운 넥 스트사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자금을 창립자에게만 의존하게 되자 재정을 합리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노력이나 인식이 결여되어 결국 넥스트의 기강을 해이하게 만든 결과를 초래했다. 넥스트는 스스로가 막강한 기업체라고 생각했고 자체적으로 이정표를 세워 스스로를 가늠해 보곤했다. 충분한 자본 없이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자금을 모으기 위해 은행 및 투자자를 확보하고 시장을 조사하거나 수지타산을 맞춰보는 일 따위에 많은 힘을 기울여야만 한다. 사업이 비록 수포로 돌아간다고 해도 사업가는 실패한 원인을 알아내려 할 것이다. 그러나 잡스와 넥스트사 창립 멤버들에게는 이런 번거로운 단계가 필요없었다. 자금이 풍족했기 때문에 자금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또 애플사가 넥스트를 상대로 낸 소송을 자발적으로 해결해 나갔다. 미리 세운 사업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악의에 찬"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애플의 비난 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넥스트의 창립자들은 애플에서 이룩한 성공에 힘입어 불굴의 의지를 갖게 되었고 모든 것을 경험을 내세워 밀어붙이기 식으로해나갔다는 사실이다. 애플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창립자들은 넥스트에 와서도 일반 사람들, 즉 "평범한 중생"들을 도와주어야 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 자기들은 영원불멸의 생명을 가졌고 아무것도 없이 밑바닥에서 퍼스널 컴퓨터 세계를 창조한 신적 존재라고 믿었다.

단적인 예로 잡스는 넥스트에 관한 보도자료로 겸손과는 거리가 먼 내용을발표했다. 그는 자신이 애플을 20억달러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상당 히 기여했고 애플의 매킨토시 부문의 매출을 10억달러로 끌어 올렸다고 말하였다. 리치 페이지는 자신을 포함하여 넥스트의 창립자들은 모두 스타들로 이루어진 팀이라고 했다. "넥스트 구성원은 모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사람들처럼 좋은 기록을 낸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업가는 결국 망하게 될것이라고 경고까지 했다.

잡스를 비롯한 창립 멤버들은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그러나이런 자신감은 그당시 산업계에 팽배해 있었다. PARC의 일원이었고후에 아도브 시스템사의 공동창립자이면서 잡스의 친구인 존 워노크는 85년 넥스트가 창립될 당시 "우리가 모든 것을 잘 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많은 이윤이 남는다"고 생각했고 넥스트도 바로 그런 사고의 산물이라고 회고했다. 넥스트는 퍼스널 컴퓨터의 여명기에 태어난 것이다.

애플에서 넥스트로 대거 이동한 사람들은 흥분해 있었고 자신만만해 했다.

이들은이례적인 컴퓨터 업계의 급속한 성장이 그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이런 성장이 밑받침 돼 주지 않았더라면 치명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사실을 알지 못했다. 80년대의 시장은 퍼스널컴퓨터 수요의 급증으로 조금은관대했다. 그러나 넥스트가 컴퓨터를 제조하여 선보일 때가 되자 업계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냉혹한 시대로 접어들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