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업체 인지도 낮아 실패

한국수출산업공단이 최근 정보통신망 구축 계획을 포기한 것과 관련, 업계에 서는 중소 제조업체들의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정보통신망이 활용될 수 있는지를 가름하는 첫 시험무대의 실패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수출산업공단는지난 92년 9월부터 공단 입주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정보통신망을 구축키로 하고 포스데이타를 통신망 구축사업자로 선정 하는 한편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이사업계획에 따르면 94년에 구로공단내 2백여 업체와 부평.주안에 있는 1백여 업체를 대상으로 통신망 구축을 완료하고 95년에는 인천 남동 공단내 4백50여 업체를 추가하기로 했었다.

이어96년에는 남동공단내 1천2백여 업체까지 확대하기로 하는 등 수출 산업 공단내 2천여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공단본부.유관기관과의 업무 연락은 물론 각종 무역관련정보.기술정보.산업정보.세무정보.인력정보 등 경영 전반에걸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교환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야심찬 계획이었다.

수출산업공단은이같은 사업계획에 따라 지난해초부터 본격 사업에 착수, 입주업체들의 업무분석을 파악 하는 등 통신망 구축 타당성 조사를 마치는 한편 이들 업체들을 대상으로 2회에 걸친 통신망 구축 사업설명회를 개최 하고 수회에 걸쳐 의견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와관련, 관련업계에서는 그동안 정보통신망 구축이 대부분 대기업을 중심 으로 계열사나 지사간의 기업내 자료 및 정보교환을 목적으로 구축되어 왔으나 한국 수출산업공단의 정보통신망 구축은 영세한 중소 제조 업체들을 중심 으로 추진되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일로 평가했었다.

특히정보 통신망 구축이 완료되면 공단내 2천여 업체 가운데 산업 연관성이깊은 업체들간의 기술관련 정보교환을 할 수 있는 등 중소 제조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한국수출산업공단과 포스데이타의 예상과는 달리 사업계획은 처음 부 터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우선입주업체들의 인식부족을 들 수 있다.

수출공단과 포스데이타가 공동으로 지난 5월 시범업체를 대상으로 2차에 걸쳐 실시한 사업설명회에서 참석한 업체는 전체 업체에 40% 불과했으며 참석 자들도 업체 대표자들이 아니라 전산실 등에 근무하는 실무진들이었다.

설명회에참석한 실무진중에는 회사대표로 참석한 것이 아니라 개인 자격 으 로 참석한 경우가 많았다.

또중소 제조업체들의 경우 사업자금 조달 등 현실적인 문제가 급한 상황에 서 기반 사업이라 할 수 있는 정보통신망 구축이 애당초 무리라는 측면이 있었다. 물론 모든 통신망 구축사업을 수출 산업공단이 전담하고 있어 제조 업체들은 큰 부담이 없다고 할 수 있으나 제조 업체들은 통신망을 통해 얻을 수 있는각종 정보 등이 사업실적에 직접적인 이익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수출 산업공단은 사업초기에 계획한 타 공단과의 정보통신망 구축 등 야심찬계획은 차지하고 입주업체들의 협조가 거의 없어 관련 DB구축작업에 착수 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입주업체들의 인식부족을 실감해야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한국수출산업공단의 정보통신망 구축계획 포기는 단순한 사업 포기라 기보다는 사회간접자본이라 할 수 있는 정보통신망 구축에 대한 일반 기업체 , 특히 중소 제조업체들의 인지도가 얼마나 낮은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였다고 할 수 있다.<신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