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배가 도장을 위해 국내에 입항하면 "수입"이고 출항하면 "수출"인가" 상공 자원부는 지난해말부터 수출드라이브.신경제정책에 발맞춰 수출을 독려 하면서 "94년에는 반도체가 단일품목으로는 처음으로 수출 1백억달러를 돌파 할 것"이라며 의욕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말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반도체산업협회 창립2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도 상공자원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에게 반도체수출 1백 억달러목표를 달성하는데 업계가 적극 앞장서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그러나이말을 듣는 상당수 업계관계자들의 얼굴에는 답답 하다는 표정이 가득했다. 우선 정부가 말하는 수출액이 업계의 계산과 큰 차이가 나는데다 수치의 허구성을 알면서도 부풀리기 위해 이용한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상공자원부는 지난해 반도체수출액을 82억5천만달러로 보고 있는 반면 업계 는 수출과 내수를 포함한 매출을 60억달러로 추정하고 있다.국내시판액을 무시하더라도 대략 양측의 계산에 20억달러의 차이가 생기는데 이는 조립 업체 의 실적계산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업계는임가공액을 조립매출로 보는 반면 상공자원부는 임가공비에 외국업체 가 패키징을 위해 위탁한 내용물인 "칩"가격까지 합산한 전체를 수출 액으로 잡고 있다.물론 정부측 관계자들도 이같은 차이가 "허수"임을 인정하지만 허수가 수입과 수출 모두에 적용되므로 전체수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 상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세계적인 조립업체인 국내 A사의 지난해 매출은 6천억원을 약간 웃돈 반면 수출액은 21억4백만달러로 약 1조7천1백20억원에 달했다.
수출과내수를 합한 매출이 오히려 수출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A사뿐아니라 국내 모든 반도체조립업체들이 이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계산법 을 사용 하고 있다.이들 업체가 매출과 수출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계산하는 이유는 단순히 "정부가 원하기 때문"이다.
"그렇게까지 하면서까지 굳이 1백억달러를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나" "위에 서 뭘 알겠나. 실무자들이 말하는대로 믿는 수밖에" "담당자들은 오죽 자주바뀌나- 정부측인사의 축사도중에 리셉션장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높이는데 매달리는 정부관계자들의 자세와 전문화시대에 역행하는 정부의 인사정책을 안타까워하는 이같은 소리들이 간간히 들려나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