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에 투자한 스탠퍼드 및 카네기 멜론대학에 얽힌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다른 대학들은 스탠퍼드와 카네기 멜론대학이 넥스트사를 조사하여 넥스 트의 재정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대학 밖에 있는 비평가 들도 막대한 이권이 있기 때문에 두 대학이 명예를 포기하고라도 투자에 참여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했다. "뉴욕타임스"지는 그런 대학을 비난하는 사설 을실었다. "오스카 와일드는 유혹에만 넘어갔지만 대학 총장들은 돈에 넘어가는 것 같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의 추측과는 달리 대학이 넥스트에 투자한 것은 돈 때문이 아니라 전적으로 잡스와 페로의 불가사의한 영향력 때문이었다.
그전에도 대학이 신생기업에 투자한 경우가 있었다. 70년대부터 많은 대학은 투자형태를 다양화시켜 기업에 투자하여 지분을 소유하였다. 그린넬대학이 그 대학 졸업생이며 인텔사 창립자중 한사람인 로버트 노이스가 설립한 회사 에 투자하여 많은 이득을 본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대학이 한 회사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린넬 대학이 투자한 30만달러는 거의 30배 로 그 가치가 불어났다. 그러나 잡스가 제의한 조건이 위험부담이 있는 장기 적인 안목으로 봐야 한다고 해도 대차대조표상으로도 앞뒤가 안맞는 제의였다. 스탠퍼드는 모험자본가들에게 특별히 부탁하여 넥스트의 재무사항을 조사하도록 했고 그 결과를 검토한 대학 투자가들은 없었던 일로 하자고 했다.
그러나 잡스는 높은 이윤보다 더 중요한 것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대학 총장의 지지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도널드 케네디는 잡스를 좋은 친구로 생각 하고 있었고 그에게 아버지같은 충고를 즐겨했다. 케네디는 대학 직원들의반 대에도 불구하고 잡스의 제의를 받아들였다. 잡스는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도 2명의 고위 간부의 도움을 받았다. 리처드 시어트 총장 그리고 아버지 같은다정한 친구였던 패트 크리신 부총장의 지지를 받았다. 잡스가 두 대학의고 위층 사람들과 절친한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가 있었다. 게다가 페로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대학조차도 억만장자의 존재 앞에서는 굽힐 수밖에 없었다.
87년 잡스-페로간의 협상성공을 축하하기 위해 스탠퍼드대학 교수 클럽에서 열린 파티석상에서 잡스는 넥스트사를 페로에게 알리는데 크게 기여한 영화 를 만든 네이던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날 저녁 식사에 초대된 사람들은 모두 앞날을 낙관적으로 생각했다. 넥스 트는 교육에 기여한다는 훌륭한 명분을 갖고 있고, 세계에 애플 Ⅱ와 매킨토 시를 선사한 잡스가 있고, 컴퓨터교육에 주력하는 2개 대학의 지지를 받고있고 돈뿐 아니라 입지가 확고한 사업가로서의 자문을 줄 수 있는 로스 페 로가 있었다. 그는 잡스와 그의 참모진들이 딴길로 새지 않도록 할 것이다.
그는 제너럴 모터스(GM)로부터 돈을 받고 물러설때까지 제너럴 모터스사를지켜보며 비판적인 충고를 했었다. 마찬가지로 그는 적대감을 일으키지 않는범위내에서 넥스트사의 충실한 야당이 될 이같은 생각에 고무되었다.
그는 기자들에게 자신은 진주를 만드는 조개 안의 모래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조개는 나 때문에 고생을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관대했다. 그는 젊은 영웅들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그들을 고생시키려하지 않았다.
페로는 넥스트의 새로 구성된 이사회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CMU의 행정 관인 페트 크레신도 이사로 임명됐다. 크레신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잡스를칭찬했고 다재다능한 그를 부러워했다. 이사회의 세번째 좌석은 잡스가 차지했다. 이들 셋이 회사를 관리감독하는 사람들이었다. 잡스는 의도적으로 이런 조직을 구성했다. 잡스는 3명의 이사만 선출하고 나머지 두 자리는 꼭두각시를 내세워 자신의 열세를 보강토록 했다. 페로는 이사회에서는 공포의 인물이라는 평판을 받고 있었지만 잡스와 의견이 대립되면 자신의 의견을 누 그러뜨리는 상충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페로는 GM의 이사진들이 "꼭 두각시같다"고 비난했었지만 자기 자신도 같은 입장이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아이로니컬한 일이다. 그러나 페로가 이윤을 바라보고넥스트에 투자한 것이아니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닐 것이다.
그는 일년에 4차례 열리는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넥스트사 로 오거나 본인이 참석할 수 없으면 대리인을 참석시키거나 전화상으로 나머지 두명의 이사회 멤버와 얘기를 나누었다. 그는 잡스와 넥스트 이사진들에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페로는 그들의 뛰어난 재능을 지나치게 확신한 나머지 일반 사람들에게 날카롭기로 유명한 그의 감독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