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처는 "2010년을 향한 과학기술발전 장기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위원 회를 지난 2월3일 발족시켰다. 동위원회의 목적은 국가의 장기발전방향에 입각하여 주요전략기술분야별로 중점추진과제를 도출하고 개발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정보.전자기술, 기계.설비기술, 소재.공정기술, 생명과학, 원자력.자원.에너지기술 대형복합기술, 공공복지기술, 기초연구와 미래원천기술 등 8개의 핵심기술분야별로 부문별 위원회를 구성하여 각각에 대하여 국 내외기술동향과 우리의 기술수준을 평가하여 중장기기술개발목표를 설정하고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개발전략을 도출할 계획이다.
과학기술부문의장기계획은 1986년에 있었던 "2000년을 향한 과학기술장기발전계획 이래 8년만에 시도되는 것으로 그 의의는 크다 하겠다. 경제사회발전 5개년계획, 신경제 5개년계획등 5년단위의 국가계획에서도 과학기술 부문의계획은 포함되어 있지만 금번계획과 같이 10년이상을 내다 본 장기계획은 없었다. 경제 부문과는 달리 과학기술부문은 보다 장기적인 시각이 중요하다는 것은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저변과학기술기반의 조성, 고급과학기술인력의 확보 등 10년이상을 내다보는 계획을 필요로 하는 분야는 많다. 경제분야에서 국가계획의 의미는 퇴색하였지만 과학기술부문에서의 국가계획의 의의는 오히려 증대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국가의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장기 계획은 계획이 바로 실천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이 계획이 성공적으로 추진 되기를 바라면서 계획수립과정에서 다음과 같은사항들이 꼭 고려되었으면 한다.
첫째,동계획은 과학기술처만의 계획이 아니라 범부처적인 계획이 되어야 한다. 과학기술의 진흥은 이제 과학 기술처만의 영역이 아니라 상공부, 체신부 , 국방부, 보사부, 교통부, 환경처 등 거의 모든 정부부처의 업무와 직결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여러부처의 기술진흥업무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종합 하고 조정하는 기능이 현재는 매우 취약한데 동계획이 이러한 문제점을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해결하는 단서를 제공하였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동 계획의 수립에 과학 기술처뿐만 아니라 관련부처 및 산하의 연구기관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하도록 하여 이해당사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수렴되도록 해야할 것이다.
둘째,이계획은 과학기술자들을 중심으로 한 공급위주의 계획이 아니라 과학 기술의 수요를 동시에 고려한 종합적인 계획이 되어야 한다. 산업의 경쟁력 강화, 환경개선, 국방 등 경제.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과학기술이 핵심요소로 대두되고 있는데 이러한 경제.사회적인 문제점에 대처하는 계획이 되어야 한다. 기초연구에 있어서도 한국의 경제.사회적 수요사정상 필수적이라고 요청 되는 분야에 연구인력과 자원이 집중되도록 계획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기초연구.응용연구.개발연구 등 연구의 전주기를 대상으로 하는 계획이 필요하며 이에 입각하여 대학.공공연구기관.기업 등이 연구의 주기상 각기 담당해 야 할 역할이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국제기술질서의변화에부응할수있는계획이되어야한다.우루과이라운드의타결에따라연구개발에대한정부지원의새로운규범이형성되고있을뿐아니라 국제 환경문제.OECD가입등과관련하여기술개발활동에대한정부지원상제약요인이?래 에는더많아질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동계획은 이러한 새로운 국제기술질서 에 부응할 수 있도록 수립되어야 한다.
넷째,지금까지 수립된 다른 과학기술계획을 포괄하는 계획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정보산업과 관련하여 "정보산업발전 국가전략계획(NSII) 이 이미 성안돼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데 이를 도외시한 계획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기존의 계획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동계획이 계획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이 가능한 계획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계획의 수립과정에서 관련된 여러 당사자들 간에 충분한 논의를 통한 공감대 형성을 중요시해야한다. 계획수립 과정에서기업.대학.공공연구기관.정부 각 부처 등 기술개발과 관련된 주체들간에 국가의 기술발전방향과 목표에 대한 공감대가 자연히 형성되도록 해야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동계획의 추진일정이 지나치게 급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충분한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내용이 충실한 계획이 될 수 있도록 추진일정을 신축적으로 조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