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든지 추진주체가 둘이면 일을 하는데 걸림돌이 많다.
일관된사업 추진이나 인력과 자금의 효율적인 활용등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사업주체는 둘로 분산하는 것보다 단일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업주체가 둘이면 은연중 공다툼이 벌어지기 마련이고 사업 방향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으며 더구나 사업참여인력이나 자금이 분산될 수밖에 없어 효율 적인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정부부처들이 추진하는 각종 사업중 일부가 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 추진주체가 둘로 나뉘어 해당업체들이 곤혹스럽게 생각하는 사업이 적지 않다.
최근상공자원부와 체신부가 각각 사업계획을 세워 오는 97년까지 개발 하겠다고 발표한 병렬처리 컴퓨터개발도 개발방식은 다르지만 기본적인 기술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어떤 형태든지 추진 주체에 대한 조정이 필요한 사업중의 하나다.
정부부처간영역다툼이나 부처이기주가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 계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요즘 두 부처가 막대한 연구개발 인력과 비용을 들여 각자 병렬 처리컴퓨터를 개발하는 것이 부처 입장을 떠나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현재방법이 가장 최선이고 합리적인지 냉철하게 검토해 보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하루빨리 개선책을 모색해야 한다.
두부처도 부처 지만 이사업에 참여하는 해당업체들은같은 제품을 개발 하는일에 자사의 연구인력과 비용을 분산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을 안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두부처의 영향권에 놓여 있는 업체들이 드러 내놓고 불만을 표시할 수 도 없어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비슷한 아키텍처를 갖는 병렬처리컴 퓨터를 개발하면서 두 부처가 각자 사업계획을 세워 추진하는 것은 중복투자 할 가능성이 크고 일관성을 저해받을 수도 있다.
지금상공 자원부는 3백80억원을 들여 서울대 신기술연구소를 통해 97년까지 제품을 개발 하고 체신부는 5백80억원을 투입해 전자통신연구소로 하여금 병렬처리컴퓨터개발사업을 완료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상공자원부는한국에 기술을 이전해 줄 외국업체를 선정해 제품을 개발 한다는 계획으로 이미 3개 외국업체를 1차후보로 선정했고 체신부는 남의 도움없이 자체제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병렬처리컴퓨터개발사업은 두 부처간 사업명칭과 개발 방식만 다를뿐기본적인 기술에는 별 차이가 없다.
두부처가 따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참여업체에 참여를 요구하는 바람에 해당업체들은 난처한 입장에 처했고 결국 일부업체는 인력을 분산해 두 부처사업 에 모두 참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우리는급변하는 컴퓨터산업발전추세에 맞춰 병렬처리 컴퓨터를 빠른 시일안 에 개발하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는 높이 평가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기술경쟁시대를 맞아 우리의 국산제품이 외산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기술변화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하고 남보다 빨리 첨단기술을 채용한 제품을 개발 해야 한다.
그러나제품개발과 관련해 두 부처는 선진국보다 우수한 기술을 국내 업체들 의 연구인력과 자율참여를 바탕으로 어떻게 효율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것보다는 자신들의 입장만지나치게 강조하는듯한 느낌을 주는게 사실이다.
상공자원부는현재 개발할 제품이 체신부제품과는 다르다는 입장이고 체신부 는 그동안 추진해 온 주전산기사업의 연속인 만큼 체신부가 계속 제품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는 두 부처의 주장에 나름대로 일리가 전혀 없지 않음을 인정 하면서도 국가차원에서 생각해 볼 때 사업주체를 일원화하는 것이 개발성과를 더 높인다고 생각한다.
구조가같은 사업에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중복해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보기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업은 특정 부서의 입장을 떠나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사업의 효 율성측면에서 사업추체를 다시 조정해야 할 사업이다.
사업주체를일원화하는 것이 필요한 조치라고 판단되면 하루빨리 연구개발 체제를 조정하고 사업주체를 일원화하는 용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