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 실정무시 망구축에 급급

최근 미.일 등 선진국들이 미래 정보화 사회 건설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에 앞다투어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서도 이의 구축 및 추진방안이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체신부가올들어 국가적인 대외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사회간접시설로 부상하고 있는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계획을 밝힌데 이어 연초의 청와대 업무보고 에서도 김영삼 대통령이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을 국가전략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지시, 관심을 끌고 있다.

체신부가마련한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 종합계획(안)을 살펴보면 올해부터 오는 2015년까지 총 45조원의 재원을 투입해 오는 2010년까지 3단계에 걸쳐초고속 국가정보 통신망을, 오는 2015년까지는 초고속 공중정보 통신망을 각각 구축하고 관련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이를분야별로 살펴보면 *초고속 국가정보통신망 구축을 위해 가입자 광케 이블망을 비롯해 광전송망, ATM(비동기 전송모드)방식의 교환망.선도 시험망.차세대 전산망을 건설하고 *초고속 공중정보통신망에는 가입자 광 케이블 건설과 광전송망, 멀티미디어 서비스 개발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이같은 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해 *ATM교환기술을 비롯해 광전송기술.단 말기술.컴퓨터기술.소프트웨어기술 등 관련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체신부의 이같은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을 위한 기본방침은 우리 나라의 통신 사업 실정을 도외시한 정책이라는 비난이 여기저기서 흘러 나오고있다. 체신부가 이달초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비공 개로 마련한 설명회에서 주미과학자인 정연태 박사는 선진국이 최근 앞다투어 나서고 있는 초고속 정보통신망 건설은 단순히 통신망을 구축하는 것이아니라고 강조, 체신부의 통신정책자들을 당혹케 했다.

정박사는이날 설명회에서 미국이 초법적인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을 엄밀히 살펴보면 전국적인 통신망 구축사업이라기보다는아직까지 규제일변도인 통신사업의 환경을 개방화 하고 현재 각 지역마다 구축돼 있는 통신망의 표준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목적 은 연구기관에서 개발한 성과물을 산업화에 연결시켜, 전산업의 국가 경쟁력 을 강화한다는데 있다는 것이다.

정박사가이날 설명회에서 밝힌 미국의 초고속 정보통신망 추진 현황을 보면NII 국가정보 인프라스트렉처)가 주체가 돼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인포메이 션 슈퍼 하이웨이 건설은 지난 84년 AT&T사의 통신사업 분할 이후 미국내에 만 수백개의 시내전화 사업자(LATA)로 사업구역이 분할된 여러가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 전역의 통신 체제를 넷워킹하는 방안이 최우선순위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켈리포니아주에만10개의 시내전화 사업자가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시 외국간역시 넷워크구축이 어려운 실정에서 미국 전역의 원활한 정보유통체제 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모든 통신망을 넷워킹체제로 묶을 수 있는 표준화, 즉 통신망도 컴퓨터기술처럼 오픈 아키텍처 체제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주된 골자이다.

이같은통신망의 넷워킹을 기반으로 미국내 8천여개에 달하는 대학.연구소에 서의 우수한 정보를 산업체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 툴을개발 전산업분야의 대외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사실미국이 일본과의 국가경쟁력에서 뒤진 가장 큰 원인은 일본의 기업들이 미국내에서 나온 각종 연구성과물들을 발빠르게 입수, 산업화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게 미국의 관련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따라서NII가 향후 추진할 수퍼하이웨이 건설의 원칙으로 *통신사업의 규제 를 완화해 이 분야의 민간분야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관련 비음성.초고속정보를 제공, 음성 전화와 같이 보편적 서비스의 개념을 확장하고 *기술혁신과 새로운 고용 창출을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하고 *정보의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연구소.학계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한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미국이 이같은 수퍼하이웨이의 건설로 얻기 위한 산업경쟁력 강화 분야를 보면 수퍼 하이웨이 건설과 통신망 구축이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쉽게 엿볼수 있다.

미국의NNI는 사회기반구조의 조성을 비롯해 디지틀 도서관 건설, 평생 교육 , 에너지 관리, 환경, 건강관리, 생산과정 개선, 국방, 정부 정보의 공개 접속 등을 국가적인 도전과제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현재 주로 넷워킹 위주로 추진되고 있는 체신부의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의 추진은 정부 차원에서 해야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 관련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 전문가는 "국내에서 시내.외전화사업이 한국통신에 의해 독점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적인 넷워킹체제를 구축하는 데는 전혀 문제점 이 없다. 따라서 전국적인 기간통신망의 넷워킹 구축이 미국처럼 어려운 일이 아니며 단지 시내전화선로의 경우 원활한 데이터전송을 하기에는 저속인 실정에서 이를 고속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더욱이현재의 국내 실정에서는 이같은 통신망의 고속화 작업도 공부 못하는학생이 가방만 좋은 것을 같고 다니는 격으로 초고속 통신망을 이용해 다양한 정보유통이 가능하도록 관련 DB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지적이다. 이같은 사례는 일본 우전성이 최근 밝힌 "신사회간접자본 계획" 에서도 쉽게엿볼 수 있다. 이른바 일반 전화가입자선까지 초고속의 광 섬유를 포설하는전국적인 광통신망의 건설로 대대적인 정보통신 기반구조를 정비, 총 56조엔 규모의 새로운 광섬유 산업군을 창출하고, 광섬유 넷워크에 의한 영상을 비롯해 통신 및 방송미디어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시장규모를 오는 2010년까지 1백20조엔 규모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유럽역시 그간 RACE계획의 일환으로 추진한 B-ISDN(광대역 종합정보 통신망 )구축보다는 EU역내 지역의 통신망을 효율화하는 국가간의 넷워크 분야에 초점을 맞춰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현재 통신망 구축 일변도로 추진하고 있는 체신부의 초고속 정보통신 망 구축계획은 시작단계부터 이같은 선진국의 사례를 충분히 재검토, 바람직 한 방향으로 가닦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 관련전문가들의 견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