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LCD업계, 해외생산문제 대두

세계 액정표시장치(LCD)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LCD업계에 해외생산문제가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현재LCD 생산거점은 세계시장을 대략 90% 점유하고 있는 "액정천국" 일본 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차세대 주력상품인 박막트랜지스터(TFT)방식 LCD의 양산공장이 아직까지는 일본에만 존재한다.

그러나해외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 업계에서는 해외거점 설치를 검토 하는움직임이 일고 있다 . 이는 해외수요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무역마찰의 방지 를 위한 것으로 일부업체는 이미 TFT방식 LCD의 해외생산을 공식화했다.

최대업체샤프사는 미국의 LCD자회사 샤프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테크놀로지 에서 10월부터 TFT 방식 LCD 의 후공정을 월산 1만매규모로 개시할 것이라고최근 밝혔다.

샤프가미국생산을 결정한 이유는 노트북PC용 대형 컬러TFT LCD의 수요가 미국에서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는데 있다. 샤프측은 현지조립이 PC업체들의 제품사양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까지는일본의 텐리공장에서 생산한 완성품을 수출, 현지수요에 대응 해왔다. 샤프는 미국생산을 위해 3천만달러를 투자, 기존라인을 증강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10월경 해외 최초의 TFT방식 LCD 생산거점이 등장하게 된다. 그러나 아사다 부사장은 "전공정의 해외생산은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 고밝힌다. 현지수요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이 목표라면 일괄생산을 지향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현상황에서는 무리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샤프가전공정을 기피하는 최대이유는 해외에는 LCD산업의 기반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LCD의기간부품은 글래스기판.컬러필터.백라이트.드라이브IC 등인데 현재 대부분이 일본에서 제조되고 있다. TFT LCD용 글래스기판의 최대 업체인 미 코 닝사조차도 일본내에 양산공장을 두고 있는 정도다.

결과적으로액정산업이 일본에서만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주변 부품산업도 집중되는 구조가 된 셈이다.

일본업계가TFT LCD의 해외생산에 인색한 데는 "TFT LCD가 일본 산업의 공동 화를 막는 최후의 하이테크산업"이라는 인식도 상당히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보인다. 이것은 일본 전자업계의 해외이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액정 산업이 그나마 일본내의 고용을 안정화시켜 준다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 설득력을 지닌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해외에서 TFT방식 LCD의 일관생산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NEC의 시바이사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전제하면서도 "소비 지에서 제조하는 이점은 당연하기 때문에 앞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다. 해외생산을 하려면 전공정부터 해야 한다"라고 단언한다.

NEC는현재 미국의 반도체공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수면하에서 검토중에 있으며 사장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외생산의이면에는 미.일간 무역마찰에 대한 우려도 깔려 있다. 90년 부터3년간 지속된 TFT LCD의 덤핑문제는 일본을 크게 괴롭혔다. 60%를 넘는 고율관세는 지난해 6월 겨우 철폐되긴 했지만 마찰의 불씨마저 꺼진 상황은 아니다. TFT LCD의 해외일관생산은 업계의 제3기투자가 본격화되는 97년까지 표면 화될 공산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때까지 업계는 수출급증의 이면 에서도사리고 있는 마찰에 대한 우려, 해외기반설비의 미비, 자국산업의 공동화 등 여러가지 문제를 고려해서 신중한 행보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