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후나이전기의 AV 사업전략

일본의 중견 AV업체 후나이전기가 불황으로 침체되어 있는 일본 가전 시장에 서 저가격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무기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들어후나이전기가 TVCR, 가정용VCR, TV등 AV기기의 판매 순위에서 상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동북지역을 중심으로 대리점을 확장하고 있는 가전 디스 카운트점인 가 토덴키판매의 매장에서는 가전불황속에서 소수의 히트 상품으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TVCR부문에서 후나이전기의 "화2맨"시리즈가 마쓰시타전기를 누르고 판매부문에서 선두에 올라섰다.

또한도쿄 아키하바라의 가전양판점인 보전무선전기의 AV매장에서도 후나이 전기의 가정용VCR "VR-G7"이 판매대수면에서 선두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양판점내 구성비율은 8%전후에 불과하지만 실제판매가격 3만엔이하 제품 부문에서는 90%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불과7, 8년전까지만해도 후나이전기라고 하면 해외업체의 OEM수출이 중심을 이루는 업체로 일본시장에서는 지명도가 낮아 아키하바라등에서는 취급 조차도 하지않았던 가전양판점이 많았다. 그러던 후나이의 상표가 최근에는 대형 양판점의 진열대에서도 상석에 자리잡을 정도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키하바라에서는지금까지 로케트, 사토무선, 다이이치가정전기등과 거래가 있는 정도였으나 지난해에는 대규모가전양판점인 라옥스와의 거래도 시작되는등 후나이전기의 입지가 탄탄해지고 있다.

실제로후나이전기에서 일본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후나이판매의 지난 93년 6월마감 회계연도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35%증가한 1백47억엔을 기록, 불황 에 허덕이고 있는 같은 분야 타사들과는 달리 쾌조의 항진을 계속하고 있다.

후나이전기가이처럼 약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소비자에게 저가격제품이라는 점을 심어준 대담한 가격정책이다. 현재 동사의 가정용VCR인 "VR-G7 의경우 희망소비자가격은 4만8천엔이지만 양판점에서는 3만엔을 밑도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가격만 싼 것이 아니라 이 제품은 간이 재생이면서 SVHS방식을 지원할 수 있는 녹화.재생기능을 지니고 있는등 타사에 없는 기능이 추가 됐다. 실제로 마쓰시타나 소니등 동부문에서 선두에 있는업체의 제품중에는 실제 판매가격이 3만엔이하에 거래되고 있는 제품은 없다시피한 상태다.

이회사의 가장 강력한 경쟁업체로는 AV전문업체인 일본의 아이와나 한국 업체들을 꼽을 수 있으나 관련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능이나 디자인, 품질의 안정성에서는 후나이전기의 제품이 한발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TVCR부문에서도후나이전기의 저가격노선은 힘을 발휘하고 있다. 가토덴키판 매의 경우 현재 가장 잘 팔리고 있는 14인치형 제품은 마쓰시타전기의 제품 이 최저 7만4천8백엔에 판매되고 있는데 비해 후나이전기의 제품은 4만9천8 백엔에 판매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다른 업체의 제품보다 2만~2만5천엔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최근 급상승된 상표 이미지의 덕분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이미지는 없다. 오히려 후나이전기는 거품 경제가 붕괴된 이후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의 요구를 효과적으로 파악해 성공 일로를 걷고 있는 것이다.

실적을보면 후나이 전기는 가전불황을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AV불황이 불어닥쳤을때 동사는 마쓰시타 전기, 소니등 유력업체들에 앞서 해외수출용 재고등을 일거에 처분해 92년 6월기의 경상이익은 3억엔으로 적자직전까지 떨어졌었다. 그러나 93년6월 마감 결산에서는 23억엔의 경상이익을 기록, 최고의 수익을 올렸던 지난 88년 6월마감 회계연도의 35억엔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전년대비 8배에 가까운 놀라운 성장을 보였다.

후나이전기의수익이 급속도로 회복 되고 있는 최대의 요인은 해외생산과 부품의 해외조달이다. 이미 TV, TVCR등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현지법인으로 이관한 상태다.

VCR부문도중국지역의 생산위탁률을 크게 늘려 이제 막 해외생산이전에 착수 한 주요AV업체들과 차이를 벌려 놓고 있다.

동사의경비절감면의 우위는 상품기획에도 활용되고 있다. 동사의 한 관계자 는 "일단 소비자의 호감을 끌 수 있는 가격을 설정해 놓고 거기에 맞추어 경비를 절감하는 개발체제를 취한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한다. 후나이 전기는 거품경제의 호황으로 들끓던 지난 89년부터 오카야마현의 쓰야마공장 개발기 술스태프를 오사카본사에 집결시켜 설계.마키팅.구매부문을 일원화해 저가격 제품개발 전략에 착수했다.

그성과중의 하나는 TVCR다. TVCR는 지난 85년부터 미국시장에서 판매해왔으나 판매면 에서는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당시 제품가격은 동사의 14인 치형컬러 TV와 2헤드VCR를 더한 가격보다 비쌌기때문이다. 그래서 동사는 경비절감에 중점을 두고 제품개발에 몰두한 끝에 현재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는TVCR "화2맨"을 개발했다.

후나이전기는 일단 생산이 시작되더라도 이후에 부품수를 줄이거나 소형화, 생산라인의 변경등을 거듭해 합리화를 추구하는 이른바 FPS(후나이 프로덕션 시스팀)방침을 세우고 있다.

"VR-G7"의경우 3~5매를 필요로 하던 PCB(인쇄회로기판)를 1매로 줄이고 PCB상의 리드선을 없애는등 합리화를 꾀해왔다. 이 결과 1개생산라인에 필요한 인원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이때문에 후나이전기의 VCR등 주력 제품분야에서는 생산이 시작된지 1년정도면 생산라인의 형태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변할 정도다.

이같은FPS라는 경비절감책으로 동사는 과거 대형가전 양판점들의 푸대접을 극복하고 당당한 자리에 설 수 있게 됐다.<주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