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보고속도계획 향방

벨 애틀랜틱-TCI 합병 무산 이후 미국의 정보고속도로 및 대화형TV 사업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미국지역전화 업체인 벨 애틀랜틱이 야심만만하게 추진해온 세계 최대 케이블 CA TV업체인 TCI를 인수한다는 계획이 전면백지로 돌아감으로써 정보고속 도로 및 대화형TV 사업의 향방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부분인수조건 협상을 마무리짓고 최종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벨 애틀랜틱 과 TCI 인수합병이 무산된 직접적 원인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CATV 서 비스료 인하조치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수개월간 벨 애틀랜틱의 주가가 계속 떨어진데다 서비스료 인하 조치로 현재 수입의 대부분을 전적으로 CATV사업에 의지하고 있는 TCI의 현금유동성 이 악화돼 실제 인수가액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합병계획 발표 당시 미국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지표인 현금유동성에 연계해 TCI 의 주식을 벨 애틀랜틱의 주식과 교환키로 했었다.

아슬아슬하게골인점을 향해 가던 두 회사의 2인3각이 서비스료 인하 조치로 마침내 실족한 셈이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미국 정보고속도로 및 대화형TV 사업의 향방을 점치기 위해서는 서비스 인하조치가 CATV업계에 미치는 영향 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10%에 이은 올해 7%의 서비스료 인하조치가 미국의 CATV 업계와 대화형TV 사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대부분 전문가들은 FCC의 인하 조치가 CATV업계에 치명적인 것은 아니며 장기적으로 대규모 서비스망을 갖고 있는 업체에는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다는데 의견을 모은다. 그러나 단기적 으로 볼때 서비스료 인하는 CATV업체들에 결코 반갑지 않은 조치다. 당장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CATV업체들은이미 잡혀 있던 사업확장계획을 축소하는 한편 기본 채널의 프로그램을 줄이고 인하조치의 영향을 받지 않는 특별프로그램을 늘려 최대한피해를 줄여간다는 전략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어차피법은 따라야 하므로 별다른 대안이 없다." 미국 8위의 CATV업체인 존스 인터케이블사 사장인 글렌 존스의 말이다.

또대부분 CATV 업체들은 이번 인하조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보 고속도로 건설 및 대화형TV 서비스 일정도 늦춰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컨버터박스 광통신 시스팀 및 비디오서버 등 대화형TV 사업에 필요한 각종 장비의 구매도 자연스럽게 연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TCI는올해 예정된 5억 달러의 정보고속도로 및 대화형TV 투자계획을 당분간 연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워드보겔 메릴 린치사 부사장은 "짧은 기간내에 CATV업체들이 인하조치에 따른 매출 감소를 만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들은 비용지출을 줄여야만한다 고 말한다. 오펜 하이머사의 시장분석가인 제시카 라이프는 "정부는 사기업이 정보고속도로사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이라며 인하조치로 대화형TV 사업이 지연될 것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CATV업계와 전문가들의 우려와는 달리 미국 정부는 이번 인하 조치가 장기적으로는 CATV업계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리드헌트 FCC 위원장은 "서비스료인하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 당연한 조치 며 구체적 법안이 공표되고 CATV업체들이 노력과 창의력을 발휘한다면 새로운 서비스로 더 많은 수입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FCC의수석경제연구원인 마이클 카츠씨는 또 "벨 애틀랜틱-TCI 합병 무산의 원인이 새로운 서비스요금 부과방식에 있다면 이들이 구체적 내용이 발표되 기까지 왜 한달여를 기다리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들의 조급함을 지적한다. 실제로 FCC는 기본서비스요금을 인하하는 대신 정보고속도로 건설에 따른 인 센티브제도와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서는 요금인상등을 포함할 예정이다.

따라서미국 정보고속도로사업의 보다 구체적인 향방은 FCC의 새로운 CATV요 금부과정책이 공식발표되는 3월 중순이후에나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