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전자악기로 각광받고 있는 영창악기(대표 남상은)의 신서 사이저 "K-2 000"은 한가지 기술개발이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는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국산 제품이 세계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매우 보기 드물지만 영창 "K-2000"의 경우는 세계최고라는 일본 야마하를 뿌리치고 정상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지난해3만여대를 수출하면서 전세계 유명연주자들로부터 "신이 내린 최고의소리 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 신서사이저 "K-2000"은 피아노등 2백 가지의 기본음에다 한번에 24가지의 소리를 합성, 현존 악기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음을 표현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창악기의기술개발 노력이 "K-2000"이라는 세계적인 상품을 창출해낸 것이다. 지난 80년대중반에 전자악기쪽으로 시야를 넓힌 영창악기는 허약한 기술 력과 일본을 비롯한 선진외국업체들의 기술이전기피로 사막을 헤매는 시행착오속에서도 전자악기의 창시자로 불리는 미국의 쿼즈와일박사를 낚아 채는데성공 단숨에 전자악기시장에서 선두대열에 올라선 기업이다. 전자악기를 처음 개발한 쿼즈와일박사는 인공지능분야의 선두주자이자 7개부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천재(?).
영창악기는쿼즈와일박사가 전자악기의 심장부인 "음원 칩"의 사업화를 추진 하다가 자금과 판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남사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 그를 기술회장자리에 앉히는 것을 조건으로 그의 연구소를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90년 여름 쿼즈와일박사를 책임자로하는 연구 원 30명규모의 현지연구법인을 보스턴에 세웠다.
이때부터영창 악기의 전자악기 연구개발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는데 6개월만 에 쿼즈와일을 주축으로한 이 현지연구소에선 각종 전자악기의 음원칩을 개발하는데 성공하고 이를 채용한 "K-2000"신서사이저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제품은 곧 세계시장에서 야마하의 신서사이저와 같은 값인 대당 3천 달러 에 처녀등장해 관심을 한데 모았으며 이제는 유명연주인들로부터 그 기술력 과 품질력을 인정받으면서 확고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영창악 기는 최근 신서사이저의 핵심 부품에 대한 개발을 더욱 강화하면서 이의 수출에도 적극나서고 있다.
국내는물론 미국.유럽시장시장에서 경쟁업체들을 물리치고 리시버앰프 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해가고 있는 (주)인켈(대표 최석한)은 제품개발력 과 해외마키팅을 효과적으로 접목시켜 막강한 일본경쟁업체들을 제친 케이스 연간 1억달러이상의 수출실적을 보이고 있는 이 회사는 오디오기술의 한계에 도 불구하고 꾸준한 연구개발과 안정된 품질로 80년대이후 미국" 컨슈머리포트 영국"하이파이리뷰"지 등 권위있는 전문지로부터 중급오디오 분야에서구매가치가 가장 높은 제품으로 평가 받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회사 제품이 대표적인 소비시장인 미국에서 차지하는 자사브랜드시장점유 율은 대략 2.8%정도로 라디오색을 비롯한 전문체인점등에 OEM공급하는 제품 까지 합하면 6~7%선으로 중급리시버시장부문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인켈은지난해까지 주력제품으로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대당 4백~4백50달러의 고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호평을 받은 리시버앰프인 "RV-6010R"대신 올해들 어 새로운 기능을 보강한 "RV-6010R"을 내놓고 판매가격도 5백~5백50 달러로 인상, 그간의 수출기반으로 시장점유율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회사는 특히 이같은 제품력을 바탕으로 국내업체들의 가장 큰 취약점이기 도 한 브랜드이미지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미현지에서 제법 알려진 "셔우드" 사의 브랜드를 단돈 20만달러에 전격 인수,현지시장에 맞는 마키팅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주)인켈이제품력과 마키팅력을 주무기로 일본등 선진업체들과 세계 시장에 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 롯데전자(대표 오용환)는 판매액과는 관계 없는 막대한 기술개발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업체라고할 수 있다일파이어니어사와의 기술제휴관계를 3년여전부터 청산, 독자적인 제품개발에 나서고 있는 이 회사는 일본업체의 기술을 최대한 빼앗아 "자기 것" 으로 소화한 경우에 속한다.
"고품질고가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롯데전자는 지난 92년 일업체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디지틀앰프를 개발해 일본업체들을 놀라게 했으며 DSP기술 을 응용, 디지틀음장재현프로그램인 (SFC:사운드필드컨트롤) 을 독창적으로 개발, 이 부분에서 세계최고기술수준을 보이고 있는 야마하사를 긴장시키기 도 했다.
롯데전자는 이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업체로서는 드물게 지난 92년말 미 유수 가전업체인 RCA사와 5만대물량의 하이파이컴포넌트 OEM공급계약을 체결 하면서 국내업체로서는 드물게 제품가격이외에 65만달러의 제품 개발비를 별도로 받아냈으며 지난해 8월에는 고급오디오전문업체인 하먼카든사가 개발비 77만달러를 별도부담하는 조건으로 인공지능컨트롤방식의 오디오개발.생산을 의뢰, 지난해말부터 공급하고 있다. 이 제품의 미현지판매가격은 대당 2천5 백달러(스피커포함)로 일소니사의 동급제품에 비해 무려 1.5배 이상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이회사가 하먼카든사로부터 개발비까지 받아가며 일본업체를 물리치고 수주 하게된 배경에는 디자인개발에만 총13만달러이상을 투입하는 등 직접적인 가격경쟁 분야외에 디자인.품질 등 비가격경쟁부문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단행 했기 때문.
롯데전자는 이를 계기로 독최대백화점인 카르슈타트사에 자체모델인 "IVY-6 50"을 3만대 수출키로한 것을 비롯 "IVY-730"등 후속모델의 자사브랜드 수출 을 확대하고 있다.
금성사(대표이헌조)의 김장독냉장고와 대우전자(대표 배순훈)의 공기방울세 탁기는 아직까지는 세계시장에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독창적인 기술력 으로 선진국시장공략을 앞두고 있는 유망가전제품이라 할 수 있다.
특히냉장고와 세탁기는 지역별로 생활방식과 문화가 달라 오디오나 컬러TV 처럼 세계시장에서 자리를 잡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김장독냉장고의경우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김장김치의 맛을 즐길수 있다 는 기술력을 냉장고에 적용, 지난해부터 국내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금성사는 지난해 전체 냉장고 판매실적중 김장독모델의 판매 비중이 47% 에달해 이 냉장고가 출시된 첫해부터 기염을 토한 것이다. 이같은 기술 개발의 효과는 식생활이 다른 외국의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해외각국에 살고 있는 교민들을 중심으로 세계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는것. 이웃 일본에선 TV방송에서 지난해 이 김장독 냉장고에 대한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방영하기도 했는데 금성사는 우선 일본시장부터 공략할 태세다. 금성사 가 지난 1월 김장독의 기능을 확대강화하고 식품을 발효시킬 수 있는 발효실 까지 갖춘 새로운 김장독냉장고를 개발, 출시한 것도 일본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금성사는이 "뉴김장독"냉장고로 요구르트등 발효식품을 대단히 선호하는 일본국민들에게 접근해나갈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선 기성세대에게 청국장 기능 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대우전자가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가전전시회(Compecth Show)에 출품한 "공기방울세탁기Z"는 양복세탁까지 가능하다는 점때문에 관람 객들로부터 인상적인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1천7백만달러정도의 수출 주문까지 받아놓고 있다. 특히 체코.헝가리.폴란드등 동구권에서는 그동안 국영으로 운영해온 세탁소가 붕괴됨으로써 이 공기방울세탁기Z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것.
드럼방식의세탁기가 주도하고 있는 유럽시장에서 펄세이터 방식의 세탁기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앞으로 공기방울세탁기Z의 세계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기방울세탁기Z"는대우전자가 지난해 하반기에 양복 세탁기능을 개발, 채용한 순수국내기술제품으로 이번 유럽시장 진출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국산세탁기의 기술력을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국산가전제품도 독창적인 기술력 또는 과감한 기술개발투자가 뒷받침된다면 세계시장에서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충분 하다. 특히 일본의 가전업체들이 최근들어 기술개발투자여력을 첨단쪽에 집중시킴으로써 상대적으로 기존가전쪽에서의 기술개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 국내업체들로 선 이 틈새를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
업계의한 관계자는 "일본업계의 첨단화기술개발경쟁은 그만큼 일반 가전 제품에서의 기술개발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반증이 되고 있다"면서 "가전3사를 중심으로한 국내업체들의 기술개발투자가 과거와는 달리 과감하게 이루 어져야하고 독창적인 기술개발에 주안점을 두어야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가전3사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세계화.현지화전략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와 노력이 선행돼야한다는게 업계전문가들의 일치된 시각이다.<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