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최근에 고속중형컴퓨터 연구시제품 개발에 또다시 성공해 우리나라의 컴퓨터 개발기술이 선진국 수준을 향해 착실한 진전을 계속하고 있음을보여 주고 있다. 이 컴퓨터는 PC와 16/32비트 유닉스 컴퓨터 그리고 주전산기 Ⅱ에 이어서 6번째로 개발한 컴퓨터이자, PC에 이어 수출을 전제로 한 두번째 컴퓨터 개발품이기도 하다.
고속중형컴퓨터란 87년도 6월부터 91년7월까지 4년간의 연구개발 결과가 기업에 전수 되고 또다시 1년이 걸려서 상품화가 완료된 "다이컴" 이라 불리는 주전산기 Ⅱ를 대폭 개선한 기술제품으로서, 91년7월에 시작하여 금년 1월에 즉 2년6개월만에 총 연구예산 1백30억원에 매년 연구인력 1백40여명이 투입 되어 개발이 된 것이다.
이번에개발된 고속중형컴퓨터는 10개의 프로세서를 장착할 수 있고,초당 최대처리속도가 1천MIPS(10억개 명령어 처리)여서 기존 타이컴의 80MIPS보다10 배이상 빠르며, 주기억장치 용량도 2기가 바이트(20억자로 신문지 6만면분량 이다. 보조기억장치는 2백기가 바이트에 시스팀 버스의 전송속도가 초당 2백 64메가 바이트 이고 최대 1천24대의 단말기를 동시에 연결해 사용할 수있는제3세대 국산중형컴퓨터이다.
지난달에선보인 연구시제품이란 컴퓨터의 기능이 설계대로 가동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고, 본 기술을 전수받아 가는 기업들이 시제품의 기능 보완과 안정화 등을 거쳐 올 하반기중에 상용시제품을 만들어 내년 중반 에는상품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연구 사업도 타이컴의 연속 사업으로 기본적으로는 타이컴과 동일한 체계 로 추진 되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다소 차이가 있었 으므로 차이점과 성공의 요인들을 일부 적시함으로써 차기 국가적 대형 연구 사업에 다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우선관.연.산.학 협동연구 체제를 광범위하게 구축했던 점이다. 즉 정부기 관으로 체신부.상공자원부.과학기술처 등 기술과 관련된 모든 부처가 참여하였고 산업계에서는 금성사.대우통신.삼성전자.현대전자와 같은 국내 4대 기업이 모두 참여하였으며, 학계에서는 서울대 신기술공동연구소를 위시한 수많은 대학이 위탁 연구과제 수행에 참여하였다. 많은 기관이 관련 되었기 때문에 이해가 다른 기관끼리 다소의 잡음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그래도 관련된 모든 기관과 이만큼이라도 협력하게 만든 것은 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는민간주도 연구사업이었다. 개발의 주체를 기업체로 하기 위해 개발 사업단이라는 것을 4개 기업과 연구소에서 각각 2명씩의 전문가들을 파견 해 기업체 중심으로 구성하였고, 사업단장도 기업체에서 맡아 연구사업 내용을 조정 하였기 때문에 여러 조직체 안의 갈등을 기업주도로 해결하였다. 타 이컴을 개발할 때에는 전자통신연구소 주도로 상용시제품까지 개발해 주었지만 이번에는 개발기간도 단축해 전자통신연구소는 시스팀 설계와 상세 설계 등 기술개발을 맡고, 참여기업체는 시스팀 통합과 시제품을 제작하며, 서울 대 신기술연구소는 주전산기 개발사업단이 위탁하는 연구과제를 수행 하도록 하는 등 많은 일을 기업체에 맡겨서 기업체의 연구개발에 대한 참여 비중을 높였다. 또한 상세설계 등 기술개발을 할 때에도 연구소와 4개 기업이 분담 연구 형태를 취함으로써 공동연구 사업으로서 기업체의 연구활동을 적극화시 키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기업체가 해야 할 일 중에서 지금까지 등한히 했던일들도 많이 있으나 경쟁개발이라는 점과 상품차별화 등에 유의 하여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기대한다.
셋째로는1백40여명에 달하는 참여 연구원들의 자기 희생적 몰입이었다. 연구사업을 실제로 수행한 연구원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어려움을 없애 주고 그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연구개발에만 전념하도록 관련 기관에서 지원해 준 바가 부족 했다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사회를 위해 열심히 연구해서 목표를 달성해 보겠다는 자기 희생적 몰입이 없었더라면 성공할 수 없었던 연구 사업이었다. 칭찬에 인색한 사회적 그늘에서 오늘의 결과를 이끌어온 연구원들의 노고에 대해서 치하해 주어야 되겠고, 적절한 사회적 보상이 이루어지는 환경으로 발전되기를 기대한다.
끝으로CAD.PCB제작과 시스팀 및 칩 설계와 구현과정에서 협력업체의 헌신적 인 지원을 들 수 있다. 그들의 협조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고, 정확도와 기술의 집약도를 높이며, 시간을 단축시키는 등 연구생산성을 높이는 데 있어서 CAD관련업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더라면 본 사업은 정해진 시간내에 다 마치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의 지원에 감사드리며, 차기사업을 수행 하는데 있어서도 협력업체를 중하게 여겨서 서로 협력하면 더 좋은 성과를 얻을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좀더욕심을부려본다면 관.연.산.학 협동연구 체제로 국가적인 사업을 잘 추진하고 보다 성숙한 공동개발을 위해서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조금씩 양보하고 자기에게 주어진 책임을 일단 완수하며, 총체적인 목표달성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도 일본못지 않은 공동연구의 성과를 가져올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이제부터는대립관계를 조성하려는 경향을 지양하고, 국내에서는 뭉치고, 국제적으로는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우리들의 의지를 모으려는노력이 국제화시대에 맞게 커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