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우리나라에서 유행어가 된 말중에 "무한경쟁"이란 말이 있다. 7년 간 끌어오던 우루과이라운드(UR)가 타결됨으로써 맞게 된 시장개방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국가라는 보호막이 걷힘에 따라 모든 기업들이 세계의 기업 을 상대로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을 맞아 사회 각계에서는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이러한 논의결과 여러가지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으며 그중의 하나가 기업을 비롯한 사회전반의 정보화를 촉진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오던 것으로 문민정부의 출범후 체계화되기 시작해 5천억원에 달하는정보화촉진기금조성계획과 초고속정보망 구축계획 등 여러가지 정보화계획을수립하면서 하나둘씩 그 결실을 맺고 있다. 정부의 정보화에 대한 이러한 노력은 비록 선진국에 비해 늦은 감이 있으나 매우 바람직한 것이며 선진국과 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정보화를 위한 이러한 노력들을 보면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정작 정보화를추진하게 될 인적자원에 대한 체계적인 육성계획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인력 양성의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수없이 논의되어왔던 것이나 질적인 측면 보다는 주로 산술적으로 계산된 숫자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왔다. 즉 절대량의 기술 인력이 부족하여 이를 보충하기에 바빴지 인력구조를 어떻게 가져 가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그 결과 전산 및 정보 관련 대학.대학원.대학부설전산원.일반학원 등에 의해 양적으로는 많은 인력이 배출 되고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질높은 인력은 부족한 구조적인 왜곡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또한산업체나 연구소 등의 기술인력의 경우에도 짧은 기술수 명주기로 인해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이들 연구인력의 경우 처음 2~3년간은 기술을 배우는 기간으로, 다음 5~6년간은 전성기로 일하고 나면 곧 새 기술이 도입 됨으로써 새로운 재교육이나 훈련이 없는 한, 낙후된 기술인력을 보유 하게되는 것이다. 이러한 급속한 기술변화는 기존의 기술과 인력이 정착 되기도전에 새로운 조직과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또한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면서 설계, 엔지니어링등을 비롯한 기반기술이 점점 요구 되고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분야의 인력이 매우 취약한 실정인데, 이는 그동안 기반기술을 간과하고 첨단 유행분야에만 치중한데서 비롯된 결과라 할 수 있다이러한 인력수급의 구조적인 문제는 장기간에 걸쳐 누적되어 온 것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력정책의 방향을 양 중심에서 질 위주로 전환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실업률을 점차 높아가는데도 산업체에서는 정작 쓸만한 사람은 없다고 하는 불평이 사라질 것이다. 이에 질적인 인력양성을 위해 필요한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인력의 양과 질에 대한 수요공급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는 기반기술을 정립할 인력을 단기적으로는 현장의 시급한 수요를 충족할 인력을 구분해서 수급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동시에 반드시 필요한 기반 기술 분야이지만 기업체가 투자를 회피하는 분야나 모험성분야는 정부에서 인력양성을 위해 연구과제를 부여하고 연구비를 지원하는 등 지원과 유도책을 써야한다. 왜냐하면 단견적인 기업의 경우에는 그러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질 수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그러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대학뿐 만 아니라 정부조차도 기업차원에서나 이루어져야 할 개발 연구를 국책 연구 과제로 선정하는 형편이다.
또한질높은 인력육성을 위해 대학교육의 내실화를 기해야할 뿐만 아니라,산 업계의 구조조정 개념을 대학에도 도입하여 모든 대학이 한가지 목표를 가지고 한 방향으로 나가게 할 것이 아니라 역할분담을 통해 현장에서 당장 활용 할 인력과 장기적으로 기초기술연구및 개발을 담당할 인력을 구분하여 양성 해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학교와 기업이 협력하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를 위해 기업의 경우에는 학교 교육이 좀 더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현장실습프로그램과 같은 제도를 마련해야 하며, 학교의 경우에는 산업인력의 재교육을 위한 현장 중심의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질의 경쟁시대이고, 질에서 경쟁력을 가진다는 것은 가장 확실한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된다. 그것은 가격경쟁력만큼 쉽게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이 계속되는 엔고현상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막대한 흑자를 누리는 것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과거의 경우 질은 떨어지더라도 가격경쟁 력만 있으면 시장이 존재하였으나 지금은 아무리 가격이 낮아도 질이 보장되지 않으면 치열한 세계시장에서 설 자리가 없다. 이렇게 중요한 질의 경쟁력 은 기업의 기술개발과 투자등에 크게 의존하지만 근본적으로 이러한 대책은 양질의 우수인력이 뒷받침해 줄 때 가능해지는 것이다. 인력이 양성이란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다른 것과 달라 지금부터 시행 한다고 해도 5년내지 10년 후에야 그 효과가 나타난다. 늦었다고 판단될 때가 가장 적기란 말이 새삼 생각난다.<포스데이타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