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왕사,SW업체로 변신

그것은 흡사 눈물과 환희로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한편의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한때 "워드 프로세서의 대명사"라고 불릴 만큼 전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던 미국 왕 래버러 토리즈사는 계속해서 경영이 악화되는 가운데 지난 92년 미 연방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 기업으로서의 생명이 다할 위기를 맞았었다.

그러나마침내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지워지기 전에, 1년만에 법정 관리에서 벗어나 관객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왕사는파산보호 신청을 철회 하고 재기를 다지면서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나섰다. 소프트 웨어 및 서비스 업체로의 변신을 선언 한 것이다. 워드 프로세서와 중형 컴퓨터로 이름을 날렸던 왕사가 하드 웨어사업을 포기하고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길을 바꾸기에 이르렀다.

왕사는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리엔지니어링" 추세에 발맞춰 그에 맞는 소프트웨어와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키로 한 것이다. 때문에 왕사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기업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업무 처리 흐름을 보다 효율적으로 유지하고 싶어하는 기업들을 도울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컨설팅 서비스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이를위해 지난 2월, 왕사는 새로운 워크플로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 제품 은 예컨대 주문을 받는 부서에서 주문내용을 입력하면 이를 경리 및 제조 부문등 관련 부서의 컴퓨터에 자동적으로 연결, 결과적으로 주문 처리 업무를 한층 신속히 진행할 수 있게 해준다.

이프로그램은 특히 각각의 업무 처리에 걸리는 시간을 기록함으로써 기업의 업무 흐름에서 병목현상을 빚는 부분이 어디인지를 명확하게 알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특징.

새로운프로 그램은 업계 전문가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얻고 있어 새출발하는 왕사의 발걸음을 한껏 가볍게 해주고 있다. 왕사의 조세프 M.투시 (Tucci ) 회장은 "신제품 워크플로 소프트웨어는 한때 워드프로 세서가 왕사에 가져다주었던 영광을 이어받을 제품"이라며 커다란 기대를 걸고 있다.

왕사는자사의 주력 부문으로 떠오른 소프트웨어 사업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 최근 휴렛팩커드(HP), 컴퓨터 어소시에이츠, ASK그룹 등과 소프트웨어 판매 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이들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와 함께 왕사의 소프트웨어들을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왕사는 새롭게 컨설팅 업무를 강화하며 전문가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왕사는자사 인력 가운데 2백40명을 전문 소프트웨어 컨설턴트로 길러 내기 위해 교육시키고 있다.

왕사가이처럼 컨설팅 전문가를 키우는데 역점을 두는 것은 기업체들을 대상 으로 한 컨설팅 서비스 시장은 날로 성장하고 있는 유망주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 그룹에 따르면 서비스 시장은 오는 98년까지 34억 달러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법정관리에서벗어난 이후 재기의 첫걸음을 떼어 놓은 왕사에게는 이제 부터 불굴의 의지로 역경을 딛고 일어났다"는 식의 휴먼 드라마가 아니라 손에땀을 쥐는 실제 경기가 펼쳐질 차례이다. 시장 경쟁에서 이기느냐 지느냐 하는 것이 가장 커다란 관심사이다.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한 이후 지금까지는 별다른 이상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바로 얼마전까지 악성 부채와 적자에 시달리던 왕사는 올 회계연도 말에는 2천달러 정도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왕사가서서히 경영회복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법정 관리 1년동안 피눈물나는 다이어트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어려운 시기를 겪는 동안 1만3천명의 인력은 6천명으로 줄어 들었다. 그리고 한 때 왕사의 위용을 말해주었던 매사추세츠주 로웰에 위치한 본사 건물도 매각했다.

그러나시장 여건은 결코 왕사에 유리한 상황만은 아니다. 왕사가 지향점을 두고 있는 워크플로 소프트웨어 분야에 진출하는 새로운 경쟁 업체들이 늘고있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또한한번 파산의 위기를 맞았던 회사라는 인식을 어떻게 불식시킬 것인지도아직까지는 왕사가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이지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