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노키아사가 휴대전화시장 정상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다가가고 있다.
노키아의약진은 통신시장에서는 자금과 기술력이 우수한 대규모업체가 유리 하다는 일반적인 인식을 깨뜨린 개가라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북구의 조그만 나라인 핀란드에 본거지를 둔 노키아는 대규모 내수시장 을 갖고 있는 프랑스의 알카텔이나 독일의 지멘스 등 대규모 경쟁 업체에 비해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서 통신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안정 된 수요기반인 내수시장도 없고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 장기간 첨단기술을 개발해낼 자금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노키아는 유럽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에서 1위, 미국 에서는 세계적 반도체통신업체인 모토롤러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눈부신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다. 휴대전화 단말기사업만으로 이제 노키아는연간 매출액 25억2천만달러에 이르는 세계 12위의 통신장비업체로 떠올랐다.
노키아는휴대전화사업의 성공에 힘입어 가전사업 부진으로 허덕인 지난 2년 간의 적자를 벗어나고 93년 상당규모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1백29년전 종이와 펄프를 만드는 단순 임가공사업에서부터 시작해 케이블,고 무장화 등 잡다한 제품을 만들어온 노키아가 이동통신기기 전문 업체로 멋진 변신에 성공한 셈이다. 같은 기간 알카텔, 지멘스의 실패에 비하면 노키아의 성공은 더욱 값져 보인다.
컴퓨터와아울러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산업으로 평가되는 통신 시장 에서 노키아가 여러가지 악조건을 물리치고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인가. 역설적으로 노키아의 성공은 바로 열악한 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자국시장이협소하니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각오로 적극적으로 국외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비교적 작은 기업의 특성을 살려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해 나갔다. 물론 노키아에게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80년대 스웨덴 LM 에릭슨의 컴퓨터 사업부문 인수와 독일 가전업체인 스탠더드 일렉트릭 로렌조사 인수로 엄청난 적자가 누적돼 이 회사 경영자인 카이라모씨는 압박감에 못이겨 최후 수단으로 자살을 선택했다. 업친데 덥친 격으로 노키아의 단순 경공업 제품 최대 수입국인 소련과 동구권이 몰락했고 유럽 경제 침체에 휘말려 핀란드도 경기 후퇴국면에 접어들었다. 91년과 92년에 걸쳐 노키아는 무려 2억 달러에 이르는 적자를 기록해야 했다.
노키아가 회생의 계기를 잡은 것은 영국 시티코프 출신의 요마 올리라 씨를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면서부터다. 올리라는 취임이후 적자행진을 거듭하고 있던 컴퓨터와 가전사업부문을 과감히 정리하고 오로지 통신사업에 만 전념한다는 경영전략을 수립했다. 결과는 현재와 같은 대성공으로 나타났다. 노키아의 성공은 급속도로 변화하는 국제경쟁사회에서 기업이 살아남는 법을 보여준 좋은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함종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