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총을 끝냈거나 준비중인 전기.전자업체 사장및 재무담당 임원들의 표정은 매우 밝다.
예년에는 각 계정항목에 붉은줄이 그어져 주총을 맞는 것 자체가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했으나 올해는 모든 계정이 검은색으로 채워져 주총에 임하는 마음이 한결 가볍기 때문이다.
주주또한 푸짐한 선물과 배당금을 챙겼으므로 자기자신의 투자 안목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그만큼지난해 국내 전기.전자업체들은 짭짤한 영업실적을 올렸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더욱 활기찬 영업활동을 전개할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대신경제연구소가 10일 현재 주총을 마무리지었거나 주총을 준비 중인 60개 전기. 전자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분석한 93년 영업실적보고서에서도 이같은점이 확인됐다.
이들기업이 지난해 달성한 총 매출실적은 92년 실적 19조2천4백47억6천만원 보다 23.9% 늘어난 23조8천5백95억3천만원에 달했다.
전기.전자업체들의 이같은 외형적 성장은 내실측면에서의 성장에 비긴 다면 오히려 무색할 정도이다.
지난해이들 업체의 경상이익및 순이익 성장률은 지난 89년 삼저현상이 국내 업계에 휘몰아쳤을 때보다 더욱 높았기 때문이다.
우선경상이익규모는 총 7천5백35억2천만원으로 92년 3천2백49억원보다 무려1백31.9% 늘어났다.
순이익도지난해 총 4천5백70억3천만원에 달해 92년 당기 순이익 2천9백60억 3천만원에 비해 54.3%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그만큼국내 전기.전자업체의 경영구조가 건전해지고 연구개발및 투자여력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는최근 각종 투자지표에서 나타나듯이 기계류의 수입및 기자재 발주가 전기.전자업체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음이 반증해주고 있다.
지난해국내 전기.전자업체가 근래 보기 드문 호황을 누리게 된 요인은 엔고 현상에 따른 수출호조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엔화가 사상 처음으로 달러당 1백5엔까지 치솟는 바람에 국내 전기. 전자업체들은 밀려드는 수출오더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대호황을 누렸다.
엔고선풍은최근 2~3년간 국내 전기.전자업체의 최대 난제로 손꼽 혔던 가격 ,품질경쟁력 약화라는 지적을 일거에 불식시켰다.
여기에다단일 품목으로는 국내 최대 수출 실적을 보이고 있는 반도체산업이 기술개발및 한 발 앞선 투자선점으로 사상 초유의 수출 신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호조를 보인 것도 커다란 요인으로 분석됐다.
또지난해 약간 주춤했으나 92년의 중국특수가 이어졌고 중남미,아시아,동구 등 그동안 수출 비중이 작았던 지역으로의 수출이 급격히 늘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내수부문에서도제2이동통신,종합유선방송사업등과 관련한 수요증가 및 대형 가전을 중심으로한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증가는 관련기업의 영업실적 및 재무구조를 견실히 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내외적 요인으로 인해 국내 가전3사를 비롯 대부분의 업체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누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이들 업체의 전체 외형매출중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금성 사,대우전자등 가전3사의 영업실적은 가히 기록적이다.
가전3사는지난해 외형매출이 24.6% 정도 늘어난 14조4천8백20억원을 기록 한 것을 비롯 경상이익은 1백63.7%가 신장된 5천2백6억9천만원, 순이익은 1백7%가 확대된 2천3백92억6천만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전3사가올린 경상이익및 순이익규모는 전체 60개 기업이 올린 경상이익및 순이익의 70~80%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다시말해지난해 전기.전자업체의 영업 보고서가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인 데는 가전3사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다.
물론90년대 초 극심한 불황에 허덕였던 컴퓨터 ,통신기기 업체의 영업 실적 호조도 간가해서는 않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지난해 전기 및 전자 부품 업체들의 영업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내지 현상유지에 그친 것에 비추어 볼 때 시사하는 바 크다는 지적이다.
엔고덕택으로 국내 전자산업의 국제경쟁력 약화가 이면에 가렸을 뿐이지 극복된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따라서지난해 국내 전자전기업체의 경영호조 뒷장에는 국제경쟁력 취약이라 는 빨간줄이 그어져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대신경제연구소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