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산기 협력재단"에 거는 기대

한미 양국간의 기술협력 및 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한.미산업기술 협력재단이 최근 설립돼 내달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개시한다. 이는 지난해 4월 열린 한 미통상장관회담에서 이루어진 합의사항이 1년만에 실현된 것으로 이 재단의 발족은 앞으로 양국간의 기술협력뿐 아니라 통상마찰완화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4백만달러의 기금으로 출발해 오는 97년까지 2천만 달러로 확대 한다는계획으로 설립된 이 재단은 주로 미국의 첨단기술을 이전받으려는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을 지원할 방침으로 있어 국내 중소 기업의 기술도입은 물론 양국기업간 합작, 제휴 및 제3국 공동진출등의 협력 사업촉진에 중추적역할을 하리라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 또 지원대상도 반도체 .컴퓨터.통신기기.공작기계.항공기.의료기기.환경설비.자동차부품.발전 설비 등 광범위해 그동안 부진했던 관련분야 산업발전에 하나의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반도체 분야에서는 차세대 반도체인 2백56MD램을 비롯, 반도체 장비 CFC대체물질을 포함한 반도체제조재료 등의 부문에서상호기술협력을적극추진 하는 한편컴퓨터분야에서는미국의특정하드웨어및소프트웨어관련기술을이전을예정이다.

을예정이다.또 96, 97년경이면 실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HDTV는 그 핵심기술을 공동 개발 기술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양국 산업기술의 공조 체제 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아쉬운점은 그동안 한국측이 조성해온 한미산업협력기금에 자금을 출연키로 한 미무역개발처(TDA)가 이에 대해 아직까지 구체적 조치를 취하지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거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으리라고 믿으나 혹시이것이 미정부나 산업계의 일부 분위기를 배경으로 비롯된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여기서 우리는 지난 18, 19일 양일간 미국에서 열린 한미21세기위원회 창립 회의의 분위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양국의 주요 정.재계 및 학계 인사들이 참석한 이 회의는 상호 이해 증진에 크게 기여했을 뿐아니라 산업 및 기술 협력을 증진시키면서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야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한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미측이 공세적이었던 반면 우리측은 수세적 입장에서 "해명"에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즉 대부분의 미국대표들은 우리의 투자환경개선과 시장개방폭의 확대를 촉구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취해온 대미통상협상자세에도 어느정도 원인이 있다고 생각된다. 최근 한 연구기관이 미국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중국 .멕시코.브라질등 주요 수출경쟁국에 비해 우리의 통상협상은 관주도 성격이 강한데다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고 수동적이라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 이 최근들어 통상압력을 부문별로 세분화시키는데 반해 우리는 "우호증진"이 란 추상적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총제적"접근에 여전히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양국의 산업 및 통상관계에 한미산업기술협력재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재단은 단순히 기술협력이나 자금지원의 차원을 넘어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양국 산업계의 협력증진 기반을 전반적으로조성해 나가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그러나 이윤의 극대화가 기업 이 추구하는 최상의 가치라는 사실에 비추어 앞으로 기반조성의 노력은 이같은 현실적 인식에 바탕을 두어야 할 것이다.

또한현재 국내업체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많은 미국기업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불만이 주로 상호 이해의 부족에서 비롯된다는 점에 유의해 서 이를 해소하는 데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왜냐하면 기업간의 기술 협력이나 제휴, 합작 등은 단순한 법률적의미의 계약보다는 상호이해와 신뢰 에 바탕을 두어야 더 큰 실효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지원을 받는 중소기업은 비록 자금이나 접촉상의 제약이 있다하더라도 재단의존적인 자세는 되도록 단시일내에 탈피하도록 노력해야 할것이다역동적 경제성장을 거듭하는 태평양시대를 맞아 이제 한미 양국은 산업 기술 협력 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관계를 수립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제 양국은 산업기술의 상호의존적이고 보완적인 호혜관계를 정립하는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이의 성패는 오직 양국 산업계의 노력에 달려 있으며 여기에서 한미산업 기술재단이 중심적 역할을 할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생각이 아닐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