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종로의 통신구 화재발생을 계기로 전기통신 서비스는 바야흐로 일상 생활은 물론 다양한 경제활동에서도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존재로 재인식되 었다. 당시의 통신서비스 중단은 비록 일시적이었지만 사회적으로 미친 영향 이나 파급효과는 막대한 것이었다.
통신선진국에서도 우리의 경우와 유사한 통신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 하였다. 일본에서는 지난 84년 11월16일 도쿄(동경)시내 세타가야(세전곡) 구 전화 국의 지하케이블의 화재로 전화와 온라인 시스팀이 불통되는 큰 혼란이 있었다. 세계첨단의 통신기술을 자랑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75년 2월 뉴욕 전화국 에서 지하터널 사고로 인하여 복구에 무려 6개월이나 걸리는 미 증유의 통신 공항을 겪었고 지난 90년 1월15일에는 AT&T사 중앙교환대의 장거리 전화 교환장치의 고장으로 미국 전역의 수백만 전화이용자들이 무려 10여 시간 이상통신이 두절된 사례가 있었다.
또한엊그제 미국의 LA에서 바로 이와 유사한 통신사고가 있었음을 상기하면 서 이번 사고를 통하여 정보통신분야의 질적 선진화 및 국가적 위기 관리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통신망의 신뢰성을 향상시키는 기본적인 사고는 고장의 방지, 서비스의 조기복구 및 통신두절방지이다. 그러나 고장의 방지나 서비스의 조기복구도 중요한 사항이나 사고는 항상 대비해야 되므로, 통신두절 방지가 통신 의 신뢰성 확보를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 방법으로는 통신루트의 다원화이다. 통신루트를 다원화함으로써 어떤 재난이나 장애에도 통신두절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 통신망의 통신 두절 방지 를 위한 다원화 현황을 보자.
첫째,국제통신분야에서 교환시설은 서울에 2개와 부산에 1개의 국제 관문국 을 설치하여 운용중에 있고, 전송시설은 위성과 해저케이블로 이원화 운용중 이다. 위성통신은 금산과 보은지구국으로 이원화되어 있으며, 해저 통신은 현재 JKC 한국-일본 HJK(한국-일본-홍콩)를 운용중이나 95년에 RJK (한국-러시아- 유럽), CKC(한국-중국), 96년에는 APCN(한국-괌-동남아), FLAG(한국-일본-영 국)를 각각 개통함으로써 국제통신시설은 더욱 다원화가 될 것이다.
둘째,시외통신분야에서 교환시설은 현재 서울과 수도권 주변지역은 6개 전 용탠덤 교환국 및 구로.혜화 시외전화국으로 다원화하여 운용중 이고 서울과 지방시외국간은 구로.혜화 시외전화국으로 이원화하여 운용중이다. 96년이후에는 잠실에 시외전화국을 새로 신설하여 더욱 다원화 운용할 계획이다.
전송시설은현재는 경부철도.중부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를 따라 광 케이블을 포설하여 3원화 운용중이며, 94년부터 서해안국도.동해안국도.중앙국도에 광 케이블을 건설함으로써 더욱 다원화된 기간전송망이 구축될 것이다.
마지막으로시내통신 분야로 교환시설은 서울시내 각 전화국으로부터 발생된 호를 이원화하기 위하여 8개 전화국에 탠덤교환기를 설치하여 운용중에 있다. 전송시설은 현재 광케이블과 PCM으로 통신방식의 이원화 및 전송루트의 이 원화를 구축하여 운용중이며 특히 전체 통화량의 60% 이상을 점유하는 수도권은 95년부터 수도권 중심부로부터 외부를 연결하는 이중환상형의 초고속광 전송로를 구축하고 동기식 전송장치를 공급하여 자동복구망이 구축될 것이다다원화에 있어 남은 문제는 가입자 부분이며 전가입자를 이원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부분에 대하여는 국가기관, 금융기관 등 공공 기관에 대하여는별도의 이중화 대책이 마련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고에서 전국적 통신두절이 되지 않고 회복될 수 있었던 것은 이와같은 통신망의 다원화 구성결과 이고 다만 가입자 부문에 직접 관련된 일반전화회선이나 전용회선 등의 통신 재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우리는이번의 통신구 화재사건을 거울삼아 통신망의 신뢰성에 대하여 더욱많은 관심과 이해가 있어야 하겠다. 통신사업자 자신의 내부적 노력이 가장중요함은 물론이다. 아울러 통신사업자를 둘러싼 정부당국, 관련 기관 및 국민적 이해와 협조 또한 중요하다. 통신망 다원화를 위한 고속도로 관로 확보 , 지하철 통신구 확보, 전화국사의 확보등은 당사자의 이해관계로 날로 어려운 상태이다.
또한다원화된 루트에 충분한 여유용량이 설치되어 재난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선행투자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그리고 장애에 대비한 무선통신방식에 의한 백업시스팀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통신보안 문제나 전파사용료 등도 검토되어야 할 부분이다.
여하튼21세기 정보화사회를 대비하여 추진중인 광대역종합통신망, 초고속정 보통신망들의 구축으로 국가의 신경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통신망이 점차 그 시설이 증가하고 복잡화하며 첨단기술을 필요로 하는 점을 감안할 때 통신망의 신뢰성 향상을 위한 과감한 시설투자와 병행하여 국가차원의 지원이 요긴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