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들은 이제 통신기기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나서고 있으며 동시에 통신기술의 발전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환경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일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RSA(영국왕립문리학협회)가 주최한 회의에 참석한 각국의 통신 업체 대표자들은 인류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상당수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 가운데는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통신장비제조에도 "청정"개념을 도입 하자는 의견 이 대두됐으며 특히 통신 기술의 발전을 통해 환경오염을 줄일수 있는 방안 을 모색하는등 보다 적극적인 의견도 개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통신 기술 의 발전을 통해 화상회의 및 재택근무 등 첨단 서비스 이용이 확대되면 출퇴 근이나 업무출장으로 인한 환경 공해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인 것이다. 이처럼 환경공해를 줄일수 있는 발전된 서비스의 개발도 통신업체들이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떠맡아야할 역할 가운데 하나로 제기됐다.
또한RSA가 주관한 이 회의는 통신뿐만 아니라 각 산업분야의 "에코-디자인 (환경디자인)"을 포괄하는 워크숍의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RSA가 주관하게 될 세미나들은 백색가전, 사무기기, 교통수단, 그리고 건축 디자인 분야까지 다루게 된다.
참석자가운데 브래든 앨런비 미국 AT&T사 연구담당 부회장은 "통신 산업분야가 앞으로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유지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것 이며 통신업계가 이러한 이슈들에 대해 노력을 기울일 도덕적 책임이 있다 는 입장이다. 통신산업은 오히려 환경오염을 줄이는 긍정적인 측면을 포함하고 있지만, 통신장비제조에 있어서는 앞으로 환경 오염을 줄이는 방안을 도입하는 것이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브리티시 텔리커뮤니케이션즈(BT)사의 집계에 따르면 영국의 총 에너지 소비량가운데 통신에 사용되는 것은 1.2%에 불과하다. 통신서비스의 발달은출장에 따른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급격한 시장확대에 따른 통신장비제조분야는 앞으로 환경오염방지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서 BT가 제시한 전망은 통신장비시장의 성장 속도가 가히 폭발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BT는 영국 정보통신산업의 외형규모가 2000년대의 상반기 동안 현재보다 1천배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기술 발전에 따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비례적으로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조건이 붙는다.
BT는따라서 전화기를 비롯한 관련제품은 조립과 분리가 용이한 착탈방식의플래스틱제품으로 제조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환경마크 부착제품들은 현재로서는 납땜이나 솔벤트 등 유해물질을 제거한 상태로 제조하기는 불가능 하지 만, 최소한 조립사용이 가능하도록 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BT는지난 92년 자체 수립한 재활용계획에 따라 2백90만대의 전화기를 수집 했다. 물론 이들 전화기를 완전 분해해 재활용하는 것은 아직까지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재 전화기생산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고강도 모듈 보다는 분리설계된 모듈로 제작하는 것을 의무화해 재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이 필요 하다는 것이다. 사용자들이 고장난 것이라고 신고한 전화기 가운데 실제로 작동 되는 것들도 제작방식 때문에 재활용하는 것보다는 부분 수리해 사용 하거나 다시 중고시장에 내놓는것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영국DTI(통산부)의 환경 및 에너지기술부서 책임자인 콜린 힉스씨는 "통신 업체들 가운데 제품생산의 디자인 단계부터 환경기준을 적용해 생산 하는 업체들이 앞으로 경쟁력부문에서 앞서 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BT도 이 모임에 서 앞으로 "그린"마크를 부착한 전화기를 생산할 것이라는 입장을 비췄다.
스페인국영통신 사업자인 텔리포니카사 또한 정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통신장비 조달업체에 대해 사용중인 부품과 소재의 환경영향을 묻는 설문조사 실시를 검토중이다. 이 설문조사는 이들 업체가 제품제작에 활용하는 소재의 장점을 총괄적으로 집계해 더욱 신속한 품질 기준을 제정하는데 반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AT&T사의앨런비씨의 계획은 이보다 더욱 구체적이다. AT&T사의 모든 제품 디자이너들을 일일이 환경전문가로 재교육시키는 것보다는 오히려 사용 재질 에 대한 데이터를 입력한 CAD용 SW를 제작, 새 제품을 설계할 때마다 즉시 적절한 선택을 내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환경 고려 디자인 개발에는 추가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도 증명 됐다. 네덜란드 일부업체들은 지난 1년동안 환경보호 제작계획을 세워 디자인 생산 등의 과정에 대한 지시감독을 실시해온 결과 뜻밖의 성과를 거둔것으로 알려졌다. 암스테르담에 자리잡은 UN환경계획 산하의 "지속가능한 제품개발워크숍 의 보고는 일부 네덜란드 업체들이 제품생산비용가운데 30~50 %에 이르는 자재 및 에너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통신장비업체들의이같은 환경보호 노력외에도 가장 본질적인 작업은 통신서 비스측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RSA회의 참석자들의 지적이다. 다시말 해 통신서비스업체들이 현재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의 가격과 질을 현재 보다 대폭 개선함으로써 업무상 이동에 따른 에너지소비를 줄여나가는데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사업가가 영국에서 미국 뉴욕시까지 여객기를 사용해 1회 왕복 하는데 소요되는 에너지의 양은 5주내내 전화기를 들고 통화하는 것과 맞먹는다. 여기서 전화를 사용할 경우 에너지는 절약할 수 있지만 실제로 드는 통신 비용은 1회 왕복비용보다 훨씬 높은 2만파운드에 이른다. 이 사업가가 환경 보호 및시간절약이라는 명분을 덮어두고, 답답한 국제전화보다 출장을 선택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이러한 경우는 장거리업무여행의 경우 뿐만 아니라재택근무에 관련된 일상적인 출퇴근에도 적용된다.
RSA회의에서거론된 통신관련 환경보호방안들은 업계의 자율적인 의지만으로 는 실행이 힘들고 또 업계간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있다. 따라서 각국 정부가 관련법규제정 및 대폭적인 지원을 실시함으로써 통신서비스의 질적향상 을 통한 환경오염방지에 적극 참여할 때 가능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