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반도체 제조장비.재료업계가 장비 및 재료의 품질 심사방법의 공통화문제로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민.관공동반도체개발 컨소시엄인 세마텍이 SEMI 국제반도체제조장비.재료협회 를 내세워 회원기업들이 채용하고 있는 심사기준인 "SSQA"를 토대로 반도체제조장비 및 재료의 심사방법을 통일시키려 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관련업체들은 미국의 공세가 시작되었다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심사방법의 통일화는 비용절감으로 이어 지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환영하는 소리도 나오고 있으나 미국의 심사 기준을 일본시장에 적용한다는 데 대한 경계심이 강하다.
SSQA(StandardSupplier Quality Assessment)"는 반도체 제조장비.재료의 품 질심 사항목과 순서, 데이터관리등을 세마텍 자체에서 공통화한 것으로 IBM, 모토롤러 등 대형업체들이 장비.재료의 공통심사방법으로 채용하고 있다.
심사방법은 장비.재료업체등 공급자측이 자체적으로 채점한후 미리 결정된 심사원이 같은 방법으로 채점하는 수순으로 되어 있다. 채점은 항목마다 0점 에서부터 최고 5점까지. 단순한 점수기록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반도체업체와 장비.재료업체간의 협력관계가 긴밀히 유지될 수 있도록 관련정보와 개선되어야 할 과제등도 기록된다.
또SSQA에서는 품질에 대한 전체의 요구사항중 20%가 고객별의 기준으로 되어있지만 80%는 공통평가사항이다.
세마텍이 SSQA를 도입한 것은 심사비용의 급증이라는 반도체업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1백개이상에 달하는 제조공정에서 사용되는 장비를 각 업체들이 독자적으로 심사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제조라인의 구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 되게된다. 80%만이라도 공통적인 심사방법을 확보해 데이터를 공동으로 이용할수 있다면 반도체업체와 장비.제조업체 모두에게 커다란 경비절감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취지에서 세마텍은 지난해 7월 이 SSQA의 내용을 대외적으로 공표했으며 SEMI는 북미지역에서의 표준화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당시만해도 일본 의 제조장비업체들은 SSQA의 적용범위가 북미지역에 국한될 것으로 알고 느긋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최근 1개월사이에 SEMI의 표준화대상에 일본을 포함 시키려는 움직임이 표면화되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SEMI는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거지를 둔 반도체제조장비.재료업체의 국제적 인 업계단체. 현재 북미, 유럽, 일본의 각지역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1천4백 18개사가 가입되어있다.
일본에서는지난달말께 SEMI저팬이 "워킹그룹 1차 회의"를 개최, SSQA의 도입을 위한 심의를 개시했다.
물론세마텍의 방법을 그대로 국제통일기준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기준통일 에 데이터관리방법이나 심사위원의 자격, 그 교육등 운용상의 과제가 있다.
최종적으로는투표로 표준화를 결의 하게 되는데 현 단계에서는 신중론이 많다. 그러나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경비의 절감 효과만 놓고 보면 확실히 반대 의견은 적다. 일본에서도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경비절감을 위한 표준화 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반도체제조장치협회(SEAJ)는"아직 일본장치 업체는 검토중이다. 앞으로는 일본으로서의 의견을 집약해 대응하겠다"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미국의시장조사회사인 데이터퀘스트사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반도체제조장비시장에서의 매출은 미국 45.2%, 일본 43.6%로 6년만에 양국의 점유율이 역전됐다. 이와 관련, SEMI의 한 전문가는 미국의 도약이 SSQA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SSQA의기여도가 이처럼 크다고 해도 일본업체들은 이의 도입에 소극적이다.
또한장비. 재료의 품질관리는 미.일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 이다. 반도체제조장비.재료의 국제규격이 확립되기에는 그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