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부터 시작된 휴대폰 판매자유화로 활기를 띠고 있는 일본 휴대 전화 시장에서 닛폰전장의 휴대전화 "T204"가 각광받고 있다.
닛폰전장은업계의 상식을 깨는 버튼의 배열과 철저한 소형화 지향, 또는 이를 받쳐주는 기술력을 잘 활용해 경쟁업체들을 놀라게 하는 히트상품을 선보였다. T204는 세계최소의 크기와 초경량이라는 2가 지점을 최대의 무기로 삼고 있다. IDO(일본이동통신)의 경쟁업체인 NTT 도코모가 사용하고 있는 제품 중 가장 작은 미쓰비시전기의 "무바D&Ⅱ" 는 중량 1백65g, 부피 1백15ℓ 인데 비해 T204는 1백50g에 1백5ℓ로 손가락 2개를 합친 정도의 굵기이다. 이 때문에 T204의 애칭은 "투핑거 사이즈"이다.
T204의가격은 8만6천5백엔으로 판매를 맡고 있는 IDO 취급 제품중에서도 결코 싼 편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발표된 11개 기종중에서 T204의 거래가 압도적으로 많다. 구매와 대여를 합해 가입자의 70%정도가 T204를 선호하고 있다. 작고 가벼운데다 전혀 새로운 디자인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다. IDO의 한 관계자는 "특히 여성들의 경우 핸드백에 넣기에 딱 알맞기때문에 T204를 선호한다"고 말한다.
지난3월 10일부터 접수 하기 시작한 예약에서는 총 9백28대중 31% 를 T204 가 차지했다.
IDO의서비스 지역밖에 있는 소비자들중에서도 T204를 원하는 눈길이 뜨겁게달아오르고 있다. 관서지구를 담당하는 관서셀룰전화 등도 T204의 공급을 원하고 있으나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T204는 월평균 2천대규모 로 생산되었으나 곧바로 3천대로 늘어났으며 조만간 4천대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닛폰전장은 업계에서는 자동차부품업체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휴대전화 분야에서는 지명도가 거의 없는 업체였다. 그런 만큼 일반소비자용 상품을 생산 하기까지의 과정은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닛폰전장이 휴대전화를 생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개발을 시작한것은 4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요타자동차가 13.1%를 출자하고 자사가0.87% 출자한 IDO용으로 모토롤러방식(TACS방식)의 단말기 "T-64"를 92년 4월에 시판했다. 그러나 T-64는 타사제품에 비해 성능이나 크기에서 눈에 띄는 특징이 없었기때문에 누계출하대수는 2년간 수천대에 그쳤다.
T204의개발이 시작된 것은 지난 92년이다. 당시 IDO는 단말기업체들에 대한 요구사항으로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볍거나 가장 싼 휴대전화의 개발을 제시 했다. T-64의 실패로 타업체와의 차별성없이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것을 깨달은 닛폰전장에 있어 IDO의 요구는 시기적절한 것이었다.
닛폰전장이T204의 소형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디지틀회로의 집적 도향 상과 기판의 다층화였다.
디지틀회로에서는 IC칩에서 기판쪽으로 나와 있는 핀의 간격을 지금 까지의0.5mm에서 0.3mm로 줄였다. 더욱이 사용하는 칩의 수도 네개에서 하나로 집약함으로써 핀수를 2백32개에서 1백68개로 줄일 수 있었다. 물론 칩의 용적 도 축소되었다.
기판자체도기존에 4층구조 (두께 0.8mm)짜리 기판 2개를 사용하던 것을 8층 구조(1.0mm)짜리 1개로 줄였다. 이같은 노력으로 닛폰전장은 기존의 T-64에 비해 크기.중량을 절반정도로 축소했다.
닛폰전장은엔진이나 공조기의 자동제어 등을 추진해온 자동차업체의 요청에 부응해 각종 커스텀칩을 개발해왔다. 닛폰전장은 소형화의 관건이 된는 디지 틀회로나 기판은 범용 IC로는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꾸준히 축적해온 독자적 인 전용IC의 개발력으로 T204를 탄생시켰다.
닛폰전장의한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에 요구되는 신뢰성은 가전제품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에어백을 열어주는 기능을 하는 전자부품이 불량일 경우 운전자의 생명까지도 앗아간다. 때문에 고장은 절대로 용납되지않는다. 또한 핸들의 디자인이나 중량의 제한때문에 작고 가볍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이같은 어려운 문제들을 극복해왔다"고 설명한다.
개발뿐만아니라 생산분야에서도 기존의 설비를 응용할 수 있었다. 심장부인 기판의 생산라인은 자동차제어부품을 조립하고 있는 사치다제작소를 같이 사용해 설비투자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그렇다고해서다른 통신.가전업체와 닛폰전장의 기술적 차이가 큰 것은 아니다. 사실 지난 4월에 등장한 소니의 "CM-R11"의 경우 두께 1.3mm의 8층 기판 을 사용해 용적 1백8ℓ를 실현했다.
닛폰전장의 T204가 인기를 끌고 있는 또하나의 요인은 디자인이다. 버튼의 배열이 그 단적인 예이다. 타사의 경우 기존의 버튼배열을 무너뜨리면 기존의 버튼배열에 익숙해져 있던 사용자들로부터 반발을 살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에 모두 기존의 버튼배열방식을 고수해왔다.
닛폰전장은오히려 "휴대전화의 경우 대부분이 번호가 0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1위에 0이 오는 배열에 익숙해지면 사용하기 쉬워진다"고 강조하고 있다.
닛폰전장은휴대전화는 카스테레오나 에어컨처럼 자동차의 필수품이 되고 있다고 보고, 이번 T204의 히트를 계기로 자동차업체에 휴대 전화를 옵션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같은 활동을 통해 일본내 각종 휴대전화의 10%, 자동차에 완전히 보급된 시점에서는 휴대전화의 20~30%까지 점유율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그러나닛폰전장이 당면한 문제는 T204의 여세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몰고 나갈 수 있을 것인가이다. 현재 T204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닛폰전 장이 예상하고 있는 휴대전화부문의 매출액은 오는 12월결산에서 30억엔정도 이다. 1조3천억엔에 육박하는 전체매출액에서 보면 미미한 수치이다.
또한경쟁업체의 수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히타치제작소.샤프등 가전분야에서 신용을 키워온 이들업체의 상표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닛폰전장은"좋은 상품을 내놓으면 판매채널은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며 , T204의 후속제품으로 크기는 보통이지만 가격이 기존제품의 절반정도의 되는 혁신적인 저가격제품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