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정보통신망: 의 허와실

미국에 클린턴정권이 들어선 후 작년과 올해에 걸쳐 갑작스레 세계적 관심의표적이 되고 있는 것중의 하나로 초고속정보통신망이 있다.

"국가정보기반(NII)" 혹은 "정보고속도로(ISH)"로 불리는 이 구상은 제창자 인 고어 미 부통령의 말대로 전혀 새로운 기술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현재의기술로 실현가능한 것이라는 면에서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고 하겠다.

이미미국을 비롯, 일본.유럽.싱가포르등과 그리고 우리나라도 ISDN 혹은 B-ISDN이라는 이름아래 추구되어온 것이 바로 정보고속도로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멀티미디어도 당연히 추구되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통신과 컴퓨터의 끝없는 융합으로 정보통신의 디지틀화는 필연적인 추이를 이루어왔고 이에 따른 통신의 고속화.대용량화는 멀티미디어의 실현을 가능 케하고 있다. 아직은 세계적으로 실험단계에 있는 것들이 점차 실용가능화단 계에 들어섬에 따라 펼쳐지게 될 미래사회는 정보사회이고 거기에 이르는 길이 정보 고속도로라 한다면 미국의 "NII"이건, 일본의 "신사회자본"이건, 우리의 "초고속정보통신망"이건 지향하는 바는 다를 것이 없는 셈이다.

그러나통신과 컴퓨터의 끝없는 융합에 따라 필연적인 것으로 추구되어온 것들이 새삼스럽게 부각되고 있음은 미국 클린턴정권이 고어부통령을 중심으로 이와 같은 기술발전추이를 국가사회의 발전적 변혁의 축으로 파악하여 그 조기구축을 국가기본정책으로 내세우고 발빠른 대응을 시작한데 따른 것이다.

그리고그 목표로 미국의 NII를 표준으로 삼아 세계적인 GII로 확산시킴으로 써 자국중심의 국제경쟁력강화가 내세워져 거국적인 접근이 시도되고 있음도간과할 수 없는 측면이다. 뿐만 아니라 냉전체제 종식후 새로운 질서 모색과 함께 불투명하기 그지없던 미래가 이 "정보고속도로"를 통하여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는 점에서도 각광을 받을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아지는 것이다.

이에따라 세계는 새로운 위기감에 빠지게 되었으며 바야흐로 정보통신전쟁 에 돌입한 양상을 나날이 더해가고 있으며 이를 국가적 과제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종전과 같이 국가사회 일부의 현상으로 대처하느냐에 그 성패가 걸린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야말로 21세기 우리나라의 존재양식을 결정 하고 비단 제조업 뿐만 아니라 보다 확산된 새로운 경제성장을 바라보는 범 국가적 구상하에 추진되어도 일방적인 국제표준의 밀물속에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 어쩔 수 없이 도래 될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의"초고속정보통신망"이 기술, 자금 그리고 추진체계는 물론 국가적 의지에서 조차 미국의 "NII"와 견줄 수 없다면 우리가 기대할 것은 무엇인가.

30년에걸친 산업화 우선정책속에서 모든 제도적 상황은 오로지 제조업 위주의 환경으로 경색되어 있어 우리의 미래에 대한 도약을 가로막고 있는 구석 이 적지 않다. 조세.금융.행정 등 정부의 모든 정책수단이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 재정비됨으로써 잠재된 민간활력의 동원이 가시화되고 통신사업 구조조정도 목전의 시장조정차원 보다는 미래를 위한 장기적 접근방안의 하나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정권차원의 확고한 의지아래 추구되고 있는 미국의 "NII"를 보면서 부처간 의견조정등 조심스런 접근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우리의 초고속정보통신망 이 보다 강력한 구심체를 지니고 전개되어나가길 기대해 본다.

또다시 정보문화의 달을 맞아 우리사회 곳곳에 이른바 "정보마인드"의 괄목 할만한 확산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면서 이제는 미국의 "NII"나 일본의 "신 사회자본", 싱가포르의 "IT2000"이 아니더라도 우리도 오늘의 과제인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제활성화와 더불어 눈앞에 다가서고 있는 정보 사회에 대한 범국가적 접근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단계가 아닌가 생각해 보는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기술적이거나 전문화된 미세한 부문별 계획이나 구상이 아니다. 경제도 살리고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국가사회의 모습과 이에 따른 윤리의식을 포함한 국민의 생활의식까지도 준비할 수 있는 예측가능 한 "미래"의 제시가 긴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