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는 집 짖는 것과 비교하면 이제 막 석가래를 올린 상황입니다. 앞으로 해야할 일이 산적한 실정이어서 제2이동전화 사업권을 차지했다는 기쁨보다 걱정이 앞섭니다." 지난 2월 2통사업권을 거머진 권혁조 신세기이동통신 사장은 외국 주주 구성 업체들의 지분 배정 문제나 사업 계획 수립 등으로 지난 3개월간 눈코 뜰 새없는 몹시 바쁜 일정을 보냈다.
"신세기가1년반 남짖 남은 오는 96년초 까지 상용서비스에 나서기 위해서는빈틈없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일복이 터진 셈이죠." 권사장의 너털웃음 속에는 이동전화의 상용화를 위해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얼마나 험난한지를 예고한다.
사실그렇다. 제2이동전화 사업권은 지난 3~4년간 줄곧 재계에 격전의 회오 리를 몰고온 태풍의 눈이었으며 정치권의 기류에 휘말리기까지 했던 것도 사실이다. 권사장 자신은 이같은 난기류 속에서 포철이 2통사업권을 따내는 선봉장의 역할을 마감하고 이제는 어렵게 닻을 올린 신세기호를 이끌고 갈 선장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최근들어 그의 양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이제는포철이든 코오롱이든 일개 기업의 경영방침에 따라 신세기가 움직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신세기에 참여한 2백20개 구성주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이를 토대로 신세기 나름대로의 독창적인 사업 전략을 찾아 나가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이다. "우선 기술 인력의 확충이 시급합니다. 따라서 다음달까지 기술과 시설운 영 부문에 1백50명의 전문인력을 충원할 계획입니다. 미국 현지에서 기지국 설치나 망설계에 직접 참여하여 관련 기술도 습득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교환 국과 기지국을 건설하기 위한 관련장비의 통합시험 등이 예정대로 추진 된다면 1년반 남짓 남은 내년 12월의 시범서비스에 이어 96년부터는 상용화가 가능합니다. 권사장의 머리속에는 상용서비스를 차질없이 제공하기 위한 일정표로 가득차있다. 신세기는 오는 6월경 정부로부터 사업권을 획득하는 대로 1천억원의 자본금 을 조성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권사장은포철과 코오롱이 그간 2통사업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만큼과연 신세기가 잘 운영될 것인지에 대한 항간의 우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제신세기의 구성원은 과거에 있었던 회사의 색깔을 찾을 필요가 없습 니다. 신세기 임직원이면 누구나 한번 멋들어지게 이동전화사업을 하겠다는 자부심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코오롱은 민간기업으로 기획능력이나 순발력이 탁월하고 포철은 거대기업으로서의 잠재력이 있습니다. 두 회사의 장점과 여기에 2백여개 구성주주들의 힘을 합친다면 신세기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기회있을 때마다 "조화와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의식해 서인지 "신세기이동통신"이란 회사 이름도 조만간 바꿀 계획으로 있다.
권사장이신세기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추구하는 경영방침은 "고객 만족.
기술자립.국제화"."통신기술의 세계적인 추세는 이제 유선에서 무선으로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높은 통화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고객만족을 위한 차별화 전략입니다. 첨단 정보통신 분야에서 자체 기술이 없는 기업은 사상루각에 불과하죠." 이를 바탕으로 사업 초창기부터 협소한 내수시장을 탈피해 나라 밖으로도 눈을 돌리는 사업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생각이다.
"국내처음으로 디지틀 이동통신 상용화에 나서는 만큼 이를 토대로 개인 휴대통신 등 차세대 이동통신사업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도 물꼬를 터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