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CATV업계 고전

미국 종합유선방송(CATV)업계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한때정보고속도로 건설의 선봉장을 자임하는 등 장밋빛 미래가 점쳐 지던 CATV업계가 이제는 시청률의 답보, 장비의 부족, 자금의 부족등으로 고전하는 신세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CATV업계가거의만신창이의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가장 큰 이유로 이용요금의 인하, 즉 미연방통신위원회(FCC)의 이용료인상 규제조치를 들 수 있다.

지난해FCC의 CATV이용료 17%인하결정은 당장 업체들의 자금압박을 몰고 왔다. 대규모 CATV업체들은 이용료의 인하가 장기적으로는 유리 할지도 모른다는 자위의 견해가 나왔지만 신규 재원확보에 시달리는 중소규모 업체에는 설득력을 가질 수 없었다.

CATV관계자들은현재가 "지난 10년동안의 그 어느 때보다 재정적으로 불안한 상태"라고 말한다.

이에따라 멀티미디어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기에는 아직 성급한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들이 나오기 시작 했고 텔리커뮤니케이션사(TCI)와 벨 애틀랜틱 등CATV업체와 전화업체의 합병무산은 설상가상으로 CATV업계의 중심 상실에 일조했다. 벨 애틀랜틱이나 사우스웨스턴 벨등 지역벨사들은 CATV업체와의 제휴없이 비디오서비스를 제공키로 결정함으로써 정보화시대를 선도하려 하고 있다. 실제로도 이는 가능한 것처럼 비쳐진다.

벨애틀랜틱은 향후 5년간 비디오 넷워크 구축에 1백10억달러를 투자 하기로결정 이미 워싱턴 근교를 대상으로 시험서비스에 들어간 상태다.

또한타임워너사에 25억달러를 투자한 US웨스트사는 자신들이 구축해놓은 넷워크의 성능향상을 위해 앞으로 2년동안 7억5천만달러를 투입, 대화형서비스 를 제공할 예정으로 있다.

그러나이는 새로운 세계의 개척이 아닌 업체간의 한정된 영역다툼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CATV업체들의침체는 역설적으로 일반 TV사들에 재기의 발판을 다지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93~94년동계 올림픽특수로 NBC.CBS.ABC등 "빅3"의 황금 시간대 시청률이 60 %에서 61%로 미약하나마 증가한 반면 대표주자격인 CNN이나 ESPN등의 시청 률이 하락세를 보인 것을 비롯, CATV시청률이 21%에서 답보 상태를 나타낸것은 일반 TV업체들에는 고무적인 현상인 것이다.

CATV업체들은이러한 원인이 FCC의 각종 행정규제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CATV업체들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못하는 빈곤상을 드러내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92년 하원규제법이 통과된 이후 터너 브로드캐스팅 시스팀즈(TBS) 사와USA넷워크사만이 기본적인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을 뿐 카툰 넷워크사등은요금인하 이후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공받지 못하는 난처한 상태에 놓여 있다TBS사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할 정도라면 여타 업체들은 말 그대로 죽을 맛"인 것이다.

미국내5위업체인 케이블비전 시스팀즈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케 이블비전사는 뉴욕의 롱 아일랜드에 시스팀 성능향상을 위해 1억2천만달러를 투자, 광케이블망을 구축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의 회장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종업원 해고조치밖에 없었다. 이용료는 인하 됐고 당연히 케이블사는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 것이다.

TCI사와타임워너도 좀 낫다고는 하지만 이와 별로 다를 것이 없다. 양사는투자규모를 줄였다. TCI는 유예상태로 내버려 두었으나 타임워너는 광케이블 망 설치비등에서 1억달러를 삭감키로 했다.

이러한응급조치는 CATV부문에서 정보고속도로 구축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을의미한다. 관계자들은 30억달러의 삭감이 전체 CATV시청가구수의 15%인 1천 1백만가구의 비디오 서비스 공급을 가로막는다고 말하고 있다.

CATV업체들은"이제 정보고속도로는 거의 죽은 것과 다름없다" 며 "FCC가 정보고속도로 기반시설 구축사업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난한다.

그러나정부관계자들은 정보고속도로 구축사업이 계획대로 추진 되고 있다고주장하고 있다. 단지 CATV업체들의 주도적인 역할이 끝났을 뿐이라는 지적이 다. CATV 부문이 전화사업자들에 의해 압도당하고 있다고 보는 관계자들도 적지 않다. 벨 애틀랜틱과 TCI, 사우스웨스턴 벨과 콕스 엔터프라이지즈와의 제휴 가 무산 됐지만 벨 애틀랜틱은 여전히 CATV에 대한 투자의 관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역벨사들이CATV업체들보다 우위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형 CATV업체들 은 중소CATV 업체들보다 우위에 서있다. TCI와 타임워너는 규제가 적은 분야에서 리버티 미디어사로 부터 이용료인하에 상당하는 이익을 이미 뽑아낸 바있다. 중소규모업체들만 이용료 인하에 따른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CATV 업체들이 해결책없이 팔짱만 끼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FCC를 상대로 전면수비 작전으로 맞서고 있다.

우선지역벨사들이 비디오서비스에 나서기 전에 CATV업체들은 자신들 지역에 서 전화서비스를 할 수 있게 허용하는 상원의 법안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또콤캐스트사등은 통신부문에서 규제가 적은 해외시장 진출에 나서는 한편미국에서는 페이 퍼뷰, 홈쇼핑등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함께 홈박스 오피스(HBO)사는 CATV업체들을 대상으로 저렴한 채널을 제공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CATV사업의여러가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관계자들은 FCC의 규제가 새로운 영역개척으로 이어져 예상치 않은 이익을 가져다줄지도 모른다고 예상 하고 있다.

가령CATV업체들은 정보고속도로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면 차세대 프로 그램인 가공되지 않은 자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CATV업체들은이용료 인하와 업체간 합병의 무산, 시청률 답보라는 삼중고를 극복하기 위한 길을 찾고 있다. 재기의 방법이 무엇이든 이제는 시끌 벅적하 게 떠벌리지 않는 암중모색의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