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2위의 컴퓨터업체인 휴렛팩커드(HP)사와 세계적 반도체 업체인 인텔 사의 제휴결정은 미국 컴퓨터산업의 일대 구조변화를 의미한다" 고 분석가들 이 지난 9일 말했다.
지난8일 발표된 양사의 제휴는 오는 2000년까지 퍼스널 컴퓨터용 프로 그램 과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용 및 메인프레임용 프로그램 등 두가지 핵심 소프트 웨어와 호환이 가능한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하는데 목적이 있다.
"두회사의 전략적 제휴는 앞으로 수년이 지나야 결과가 드러나 겠지만 이는근년들어 높은 연구개발비용과 제휴관계의 변화로 인한 컴퓨터업계의 판도변화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고 분석가들은 말했다.
HP와 인텔의 제휴는 또한 인텔과 IBM, 컴팩 컴퓨터사간의 오랜 협력 관계의와해를 의미한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실제로인텔과 IBM의 제휴관계로 인텔측은 마이크로 프로세서 시장에서 최대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었으며 지금도 인텔제 반도체는 전세계적으로 1억5천 만대의 컴퓨터에 사용되고 있다.
세계최대 컴퓨터제조업체인 IBM과 컴팩사는 현재 인텔의 경쟁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인텔과HP가 이처럼 표준화된 컴퓨터기술을 만들기 위해 제휴함으로써 두 회사는 각자 개발비용을 절감하고 늘어난 예산으로 IBM과 모토롤러, 애플 컴퓨터 등이 사용하는 파워PC 칩과 경쟁할 수 있게 됐다.
차세대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을 둘러싸고 반도체 시장이 양대 진영으로 분열된 것처럼 보이지만 HP와 인텔의 협력은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사와 실리콘 그래픽스사 등 다른 미국 업체들을 상대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업계 분석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사의 데릭 메이어 반도체 판촉 이사는 양사의 제휴를 타당성 조사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 실리콘 그래픽스측은 두 회사가 개발하려 는 기술은 "이미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가들은특히 HP와 인텔의 제휴 결정은 결과적으로 두 회사의 취약점을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것일 뿐 아니라 때 늦은 감이 있지만 경쟁 업체들을 추적해야 할 절박성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인텔측은IBM과 기타 회사들이 개발한 축소명령어세트컴퓨팅(RISC)기술을 추적하기 위해 기존 X86구조에 변화를 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인텔과HP는 이밖에 기존의 두가지 소프트웨어와 호환이 가능 하면서도 처리속도가 빠른 전혀 새로운 디자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디지틀이퀴프먼트(DEC)사의윌리 시 부사장은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 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