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장을 장악한 컴팩 컴퓨터사가 다음 목표로 하드웨어업계의 제왕 등극을 선언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컴팩의 공장에서는 매 10초마다 1대씩 컴퓨터가 생산되고 있다. 지난해 시장 점유율이 92년에 비해 2배가 뛰어오른 것은 물론 종업원 1인당 수입도 업계 최고로 IBM과 델 컴퓨터사의 2배가 넘는 71만3천달러, 총 매출액은 91년 33 억달러에서 지난해에는 72억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한마디로 말해 컴팩은 이제 명실상부한 미국 최상위 PC업체가 됐다.
이러한 컴팩이 데스크톱과 랩톱 등 PC뿐만 아니라 모든 하드웨어부문에서 맨앞자리에 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컴팩은 IBM과 디지털 이퀴프먼트사(DEC)에 선전 포고, 양사에 의해 오랫동안 주도되어온 메인프레임 및 미니컴퓨터에서 또다시 신기원을 이룩해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PC서버 "아마다(코드명)"가 바로 그것.
관계자들은PC서버가 멀지않아 대형 메인프레임이나 미니컴퓨터를 압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BM의 루이스 거스너 회장이 자신들의 가장 큰 실책은 클라이언트 서버 시장 참여를 서두르지 않은 점으로 생각하고 있을 정도다.
컴팩은 내년 "아마다"의 출하로 연간 50억달러에 달하는 PC서버 시장에서 IBM.DEC.휴렛팩커드 HP 사 등의 기세를 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제 컴팩은 추진력뿐 아니라 비전도 가지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데이터사 IDC 의 관계자는 말한다.
컴팩은 지난 1.4분기에 어떤 업체보다 많은 PC제품을 팔았다. 그 물량이 IBM이나 애플의 1년 판매량과 맞먹을 정도면 컴팩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5월 컴팩은 유럽 PC판매에서 IBM을 넘어섰다. 일본에서도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20~30%나 초과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컴팩의 에카드 파이퍼 회장은 컴팩의 미래가 너무나 밝다면서 "우리는 수요를 창출해낸다. 그리고 우리는 가능한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다" 고 말한다그러나 파이퍼의 목표는 쇠퇴하는 IBM을 제치고 오는 96년까지 세계 최대의컴퓨터 업체가 되는 것이다.
가정용 PC "프리자리오" "프로리니어"및 노트북 컴퓨터 "엘리트" 등 "효자 3모델"이 현재로서는 이를 더 앞당겨 줄 가능성마저 가지고 있다. 그러나 컴 팩의 판매전략은 의외로 단순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기본원칙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제품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고 파이퍼회장은 말한다.
"프리자리오"는 이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하여 지난 한해 5억달러어치가 판매 됐고 올해는 10억달러가 팔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컴팩의 모든 사업이 다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지난해 발표한 펜입력 PC인 "콘체르토"가 실패했고 레이저 프린터 부문도 마찬가지로 1천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다행히 이러한 사업실패는 92년 시장의 26%를 점유하던 PC서버가 지난해 37 %로 성장함으로써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었다. 게다가 컴팩의 총 마진율은 92년 23%로 라이벌 PC업체에서나 부러워할 정도였다.
당분간 컴팩의 승승장구를 가로막을 것은 아무 것도 없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컴팩으로서도 방심할 수 없는 것이 애플이나 IBM 등이 호조를 보이다가도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컴팩은 작년대비 2배로 책정한 생산일정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만약 수요가 감소한다면 컴팩이 커다란 난관에 부딪히게 될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컴팩은 3년전 저가경쟁 속에서 고품질.고가제품 전략을 주장함으로써 회사를 적자로 몰고가 결국 자신도 사임할 수밖에 없었던 창립자 조셉 R 캐니언을잊지 못하고 있다.
캐니언의 사임후 전권을 잡은 파이퍼는 신기술을 개발하는 대신 가격과 비용 을 낮추는 쪽으로 궤도를 수정했다.가격문제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은 제조와 기술 전반에 걸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러한 전략으로 서버 "프로 시그니어"는 올해 시장점유율을 지난해에 비해 거의 2배 가까이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컴팩은 또한 서버의 공급부족 사태에 대비해 1억1천만달러를 투자, 생산능력 을 확대 했다. 더욱이 컴팩의 창고에는 10억달러 상당의 PC재고가 대기 하고있다. 컴팩은 대부분의 업체들처럼 천편일률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소프트 웨어, 인텔사의 칩을 채용하지 않고 자신의 브랜드를 내세울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컴팩이 인텔이나 MS의 표준을 기피하려 하지는 않는다. 컴팩 은 표준에 근거한 컴퓨팅환경 구현에 노력하고 있다.
한때 컴팩은 정보고속도로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컴팩은 앞으로 몇년안에 전화나 종합유선방송(CATV)과의 연결이 가능한 다양한 형태와 크기를 지닌 PC를 생산하여 "컴퓨터 생활환경"을 이룩해내는 것이목표이다. 비록 가정용 PC산업에 막차를 탔을 지라도 컴팩과 파이퍼회장은 선두를 위협 하고 있다.
그는 이제 컴팩에는 "킹"이라는 수식어가 제격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컴팩과 파이퍼회장은 IBM을 누르고 컴퓨터 왕국의 제왕으로 등극하게 될 날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