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 장기적인 안목 가져야

국내 전자.정보관련산업이 최대의 호황국면을 맞고 있다.

최근 상공 자원부가 최종 집계한 상반기 수출입실적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자 .정보분야는 총 1백42억9천4백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 지난해동기대비 21 .2%의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일 품목으로는 처음으로 1백억달러 수출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는 반도체가 상반기중에 전년대비 45.6% 증가한 54억6천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보였는데 이는 지난 85년도의 국내 전체 전자관련제품의 수출액과 맞먹는 수치 다. 더욱이 이같은 쾌속의 수출행진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지난 59년 금성사가 진공관식 라디오를 조립하면서 시작된 국내 전자산업역 사상 최대의 황금기를 구가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한국전자공업진흥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자체조사한 자료에서 응답 업체의 81%가 하반기에 더욱 호전되리라고 전망했다는 사실이 금년도 전자. 정보산업의 성장정도를 가늠케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고도성장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다지 명쾌한 전망이 나오지는 않은 것 같다.

실제로 산업 연구원이 자체 조사한 실물경기지수 결과 4월중에 1백61.1을 기록했던 수출 지수가 6월에는 1백14.3으로 하락했고 7월들어서는 더욱 낮아져1백10까지 내려갔다.

또한 전자공업 진흥회가 조사한 자료에서는 엔고가진정되는내년부터다시하강 국면으로돌아설것으로분석했다. 일본 기업들이 이미 엔고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 본격 추진하고 있어 엔고가 현재 국내 전자. 정보산업에 나타나고 있는 호황국면의 절대요인임을 감안할때 문제는 심각하다 할 것이다.

엔고로 인해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입선을 변경했던 미국.EU등 대형시장이 다시 일본으로 발길을 옮길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 나타났던 일본의 한국산 부품조달 움직임도 일회성에 그칠 것이라는 무공의 자료도 대책마련의 시급함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하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과연 업계와 정부는 현재의 호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얼마만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80년대 중반 밤샘작업으로도 밀려오는 수출물량을 확보 하기에 부족할 만큼호황을 누리던 국내 전자업체들이 제2의 오일쇼크라는 단하나의 사건으로 휘청거렸던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이후 88올림픽이라는 특수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인 하락 곡선을 그려온 전자 산업이 지난해부터 나타난 세계적인 경기 회복과 엔고에 편승해 재기에 성공 했다는 점에서 수성에 더욱 힘써야 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국내 업체들이 몰아닥친 태풍에 휘청거리고 있을 당시 일본은 정부의 주도하에 업계가 공동으로 오일쇼크에 대한 비상대책을 마련, 오히려 더욱 활기를 띠는 호재로 만들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일본이 불과 몇개월만에 수립한 비상대책은 결코 단기간에 완성된 것은 아니다. 86년 상반기를결산하면서일본의통산성은오일쇼크를예견하고이에대한심각성강하게 강하게 일깨웠다는 사실이 단기성 대책이 아님을 입증해준다.

물론 정부의 예측을 신뢰할 수 있는 업체의 믿음이 밑받침됐음은 물론이다.

한번의 경기곡선 하락이 얼마만큼 쓰라린 아픔을 자아내는지를 경험한 우리로서는 일본 통산성의 높은 안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부와 업계가 예측되는 미래 상황에 다른 방법으로 대처해서는 안되며,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상호 신뢰감이 조성되고 확실한 역할 분담이 이루어질 때만이 어떠한 역경이 닥쳐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연초에 2~3개월 계속적으로 당초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자 목표를 수정하는 등 충동적인 반응을 보인 정부를 과연 업계는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겠는가.

당장의 물량확보를 위해 높은 이자를 지불하며 사채를 얻어 즉각적으로 설비 확충에 나서는 업계를 보는 정부의 시각은 어떠할까.

국내 제1의 수출산업으로 확고한 위치를 굳히고 있다는 외적인 모양세를 감안해서라도 관련 부처와 업계가 의연함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 다. 총생산 7백20억달러, 수출 4백40억달러 달성이라는 2000년대를 향한 국내 전자.정보산업의 대장정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신중함과 어려움에 대비할 수있는 높은 안목이 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이다.